서울은 24시간 깨어 있는 도시지만 심야에는 자가용이나 택시 외에는 이동수단을 찾기가 쉽지 않다. 심야버스 노선 확대 및 지하철 운행 시간 연장 요구가 빗발치지만 서울시는 재정적 부담과 안전, 택시 영업권 침해 등을 이유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심야버스 배차시간 단축 등 사소한 조치로도 시민들의 불편을 덜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시가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에 발주한 ‘서울시 버스 교통 진단 및 미래 버스 비전’ 연구 용역 결과를 보면 서울시내 전체 버스 노선에서 심야버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2%로 비교도시 중 최하위다. 뉴욕(42%), 마드리드(18%), 토론토(17%), 런던(16%), 홍콩(11%)과 비교해 열악한 수준이다. 서울의 올빼미 버스(심야버스)는 현재 8개 노선이 자정부터 오전 3시 30분까지 운행된다.
서울시는 서울 전 지역을 커버할 수 있도록 심야 버스 노선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지만, 비용부담 등을 이유로 실제로는 손을 놓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심야 이동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결국 추가로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데 지하철·버스 운영 적자 문제와 상충할 수밖에 없다”며 “아울러 심야 지하철·버스를 확대하면 택시 운영이 더욱 힘들어질 수 있어 딜레마”라고 말했다. 심야 택시 승차난은 특정 요일·지역에 한정된 것이며 현재 택시 공급 과잉으로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심야 지하철·버스가 확대되면 택시회사들의 운영난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현재 운행 중인 심야 버스의 배차 간격 축소 등 대규모 예산 투입이 필요없는 대책만으로도 시민들의 심야 이동권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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