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 당분간 주춤..자동차주 기지개 펴나

일본은행 양적완화 실망감..엔화 이틀째 강세
당분간 엔화 약세 주춤..자동차주 반등
  • 등록 2013-01-24 오전 7:10:45

    수정 2013-01-24 오전 7:10:45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일본은행(BOJ)이 무제한 양적완화를 발표했지만, 예상보다 과감하지는 않았다는 평가에 엔화 약세도 주춤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엔화가 기대감만으로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는 점에서 추가 약세는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높다. 이에 따라 그동안 엔화 약세 피해주로 분류됐던 국내 관련주의 반등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23일 오후 3시24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전일비 0.57엔 하락한 88.3엔을 기록 중이다. 지난 18일 90엔까지 올랐던 달러-엔 환율이 이틀 연속 하락세(엔화 강세)를 보인 것이다.

전일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결과 발표 이후 엔화는 강세로 돌아섰다. 어떤 양적완화를 내놓을 것인가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이목이 쏠렸지만,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일단 2014년 1월부터 매월 13조엔 규모의 자산을 매입하겠는 계획은 자산 만기도래로 들어오는 현금을 재투자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실제 일본은행의 순자산 매입규모는 10조엔에 불과하다. 게다가 올해부터 당장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2014년부터 시작한다는 점도 실망감을 불렀다. 아직 먼 얘기기 때문이다.

박중섭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작년 여섯 차례나 자산매입 규모 확대 조치를 연이어 발표한 것과 비교하면 이번 발표에서는 단기적인 유동성 확대 의지가 오히려 후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당분간 엔화 약세는 소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달러-엔 환율이 80~90엔선에서 머물 것이란 전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 일본정부나 일본은행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어느 정도 공개된데다 일본 내부에서도 지나친 엔 약세에 따른 내수 경기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엔화 약세 속도는 완만해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그동안 엔화 약세로 지지부진했던 관련주는 반등하는 모습이다. 현대차(005380)는 이틀 연속 1%대 상승률을 보이며 21만8000원선으로 올라섰고, 현대모비스(012330)도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기아차는 장중 내내 상승세를 보이다 장 막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김지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엔화가 급격하게 약세를 보이면서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기 때문에 엔화 약세 진정은 수출업종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며 “수출주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엔화 약세 기조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특히 매파 성향을 띠고 있는 현재의 일본은행 총재 임기가 4월 만료되고 아베 정부에 친화적인 인사가 선임되면 엔화 약세가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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