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브리핑)미국은, 그리고 우리는

  • 등록 2008-12-23 오전 8:17:01

    수정 2008-12-23 오전 8:17:01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밤사이 뉴욕증시가 또 다시 하락세로 마감했다.

도요타의 영업적자 전망이 자동차 산업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켰고, 이에 긴급 구제로 한숨 돌리는가 싶었던 GM과 포드 등 주요 자동차 주가들이 모두 곤두박질쳤다.

차기 오바마 정부가 일자리 창출목표를 기존 250만개에서 300만개로 늘릴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지만, 뉴욕증시의 아킬레스건인 자동차 산업이 방향성을 잃으면서 다우존스 지수를 비롯한 뉴욕증시는 나흘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사실 자동차 산업이 악화일로를 걷는 건 미국이나 우리나 매한가지다. 전일 현대기아차 그룹은 임금동결을 포함한 비상경영을 선포했고 쌍용자동차의 경우 이번달 직원들의 월급 마저 제때 주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처한 여건은 비슷하지만 한국과 미국의 증시 패턴은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정부의 정책 랠리가 하루를 못넘기고 있는 반면, 국내증시는 정책 호재가 지속적인 여운으로 남아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선 한국은행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가 국내 금융시장 안정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CD금리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국고채와 회사채 간의 신용스프레드도 조금씩 진정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환율시장의 안정 역시 국내증시 상승세의 동인이다. 전일 다시 상승하긴 했지만, 예전 1500원대까지 치솟던 것과 같은 패닉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여기에는 일방적 매도세를 중단하고 조금씩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는 외국인의 매매패턴과 경상수지의 흑자기조로의 전환 등이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증시가 언제까지 글로벌 증시와 따로 갈수는 없다. 전날에도 목격했듯 코스피 1200선은 아직은 넘지 못할 벽으로 인식되고 있다. 펀더멘털이 뒷받침 되지 못하는 상태에서 추가상승을 기대하기는 사실상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60일선 진입뒤에도 별다른 흔들림없이 조금씩 고점을 높여나가는 지금의 증시를 애써 폄하할 이유는 없다. 지금의 숨고르기는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을 해소하는 차원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또 다시 하락추세로 돌아설 것이라 보기엔 시장의 주변여건이 미덥기 그지 없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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