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크라이슬러 노조는 전미자동차노조(UAW)가 미국 3대 자동차 업체와 맺은 4년 기한의 잠정 노사계약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계약안을 비준했다.
생산직 근로자의 56%와 숙련 노동자 51%, 사무직 근로자의 91%, 기술 인력 79%가 UAW의 협상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미국 자동차 업계의 노사 협상은 전체 노조 대표인 UAW가 자동차 3사와 공동으로 협상을 벌여 큰 틀을 짠 뒤 개별 업체별로 세부 사항을 협의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렇게 마련한 잠정안을 UAW가 노조에 상정하면 노조는 이를 표결에 부쳐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미국 자동차 업계 부실의 주범으로 꼽히던 퇴직자 의료보험 비용을 줄이기 위해 사측이 출연하고 노조가 직접 관리하는 '퇴직자 의료비펀드(VEBA)`를 설립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UAW의 첫번째 개별 협상업체는 미국 최대 업체인 GM이었다. GM의 노사협상은 노조측이 37년 만에 파업을 벌이는 등 난항을 겪은 끝에 지난 9월말 타결됐다. 회사측이 2010년 출범할 VEBA에 299억달러를 출자하는 대신 신입 직원의 임금을 낮출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우여곡절 끝에 체결된 크라이슬러의 협상안도 GM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다만 출자 액수가 GM보다 적은 88억달러 수준일 것으로 알려졌다.
GM과 크라이슬러가 노사협상을 마무리지음에 따라 이제 미국의 자동차 노사협상은 포드 만을 남겨두게 됐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손실을 기록하고 12년 연속으로 점유율을 잃고 있는 포드의 사정상 포드의 협상이 비교적 순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자동차산업 전문 조사기관인 자동차리서치센터(CAR)의 데이비드 콜 대표이사는 "포드 노조 측은 자신들이 직면한 경쟁력 재고의 중대성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포드 협상이 훨씬 더 쉬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