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도 노사협상 타결..''포드만 남았다''

의료비펀드에 88억弗 출자
전문가 "포드 협상은 더 쉬울 것..위기상황 인식"
  • 등록 2007-10-28 오후 7:08:04

    수정 2007-10-28 오후 7:08:04

[이데일리 정영효기자]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미국 3대 자동차 업체인 크라이슬러도 노사 협상을 타결지었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크라이슬러 노조는 전미자동차노조(UAW)가 미국 3대 자동차 업체와 맺은 4년 기한의 잠정 노사계약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계약안을 비준했다.

생산직 근로자의 56%와 숙련 노동자 51%, 사무직 근로자의 91%, 기술 인력 79%가 UAW의 협상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톰 라소다 크라이슬러 회장은 성명을 통해 "근로자측이 회사의 장기적인 제조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본틀을 제공해 준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환영을 표했다.

미국 자동차 업계의 노사 협상은 전체 노조 대표인 UAW가 자동차 3사와 공동으로 협상을 벌여 큰 틀을 짠 뒤 개별 업체별로 세부 사항을 협의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렇게 마련한 잠정안을 UAW가 노조에 상정하면 노조는 이를 표결에 부쳐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지난 9월말 UAW와 미국의 자동차 '빅3'는 복지비용을 줄이고 임금을 동결하는 대신 해외 투자를 지양해 국내 노동 안정성을 보호하는 내용을 담은 큰 틀에 합의한 바 있다.

미국 자동차 업계 부실의 주범으로 꼽히던 퇴직자 의료보험 비용을 줄이기 위해 사측이 출연하고 노조가 직접 관리하는 '퇴직자 의료비펀드(VEBA)`를 설립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UAW의 첫번째 개별 협상업체는 미국 최대 업체인 GM이었다. GM의 노사협상은 노조측이 37년 만에 파업을 벌이는 등 난항을 겪은 끝에 지난 9월말 타결됐다. 회사측이 2010년 출범할 VEBA에 299억달러를 출자하는 대신 신입 직원의 임금을 낮출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두번째 개별 협상업체였던 크라이슬러와의 논의도 순탄치 않았다. 크라이슬러의 노조위원장인 빌 파커가 UAW의 협상안이 노동 안정성을 확보하기에 충분치 않다고 반발하는 등 협상이 시한을 넘기자 노조측이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체결된 크라이슬러의 협상안도 GM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다만 출자 액수가 GM보다 적은 88억달러 수준일 것으로 알려졌다.

GM과 크라이슬러가 노사협상을 마무리지음에 따라 이제 미국의 자동차 노사협상은 포드 만을 남겨두게 됐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손실을 기록하고 12년 연속으로 점유율을 잃고 있는 포드의 사정상 포드의 협상이 비교적 순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자동차산업 전문 조사기관인 자동차리서치센터(CAR)의 데이비드 콜 대표이사는 "포드 노조 측은 자신들이 직면한 경쟁력 재고의 중대성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포드 협상이 훨씬 더 쉬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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