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씨: 닛산의 한국 진출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닥터카: 이미 혼다가 어코드·시빅·CR-V 같은 대중차를 팔고 있지만 닛산은 판매 차종이 60여종이에요. 한국에 적합한 차종을 골라 들여오기 쉽고, 또 가격이 혼다보다 저렴할 가능성도 있어 내수시장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궁금씨: 한국닛산은 이미 인피니티를 팔고 있는데, 닛산을 또 들여온다는 것은 뭐죠?
닥터카: 일본의 도요타·혼다·닛산은 각각 고급차 브랜드인 렉서스·아큐라·인피니티를 갖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도요타는 고급차 브랜드인 렉서스만 팔고 있고, 혼다코리아는 대중차 브랜드인 혼다만 팔고 있죠. 한국닛산은 고급차 브랜드인 인피니티만 팔다가 이번에 대중차 브랜드인 닛산도 들여오겠다고 발표한 거예요.
궁금씨: 닛산차의 차종·가격대는 어떻게 되죠?
닥터카: 준중형 SUV 로그, 중형 SUV 무라노, 중형 세단인 알티마의 판매가 결정됐지요. 로그와 무라노의 가격대는 닛산이 공격 목표로 삼고 있는 혼다 CR-V(3090만~3490만원)를 아래 위에서 공략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즉 로그는 CR-V보다 싸고, CR-V보다 덩치가 크고 고급스러운 무라노는 CR-V보다 다소 높은 가격을 매기겠지요.
궁금씨: 알티마는 어떤 차인가요?
궁금씨: 3개 차종 외에 추가로 도입될 닛산차가 있을까요.
닥터카: 이달 도쿄모터쇼에 첫선을 보이는 고성능 스포츠카 스카이라인 GT-R이 유력합니다. 수퍼카급의 성능을 지닌 모델로 대중차 닛산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전략차 역할이 가능합니다. 또 연예인 이효리가 타고 다녔고 최근 TV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 등장해 인기를 끌었던 큐브 같은 ‘캐릭터카’도 들어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궁금씨: 닛산이 첫 번째 경쟁 상대로 지목한 혼다는 어떤 전략을 갖고 있을까요?
닥터카: 혼다의 전략은 간단합니다. 혼다차를 사준 고객을 철저히 공략해 차곡차곡 시장의 신뢰를 쌓아 나간다는 것이지요. 곧 국내 출시될 신형 어코드는 현행 모델보다 크기·디자인·동력 성능이 개선됐지만, 가격은 오르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경우 CR-V·어코드만으로도 월 2000~3000대 파는 게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으로 봅니다.
궁금씨: 내년 말 미쓰비시도 들어온다던데요.
궁금씨: 도요타는 언제 어떤 차종으로 들어올까요?
닥터카: 도요타의 진출 시기는 렉서스가 한국에서 얼마나 기반을 다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렉서스의 문제점은 중형 세단 ES350의 판매비중이 전체 렉서스 판매의 절반에 달한다는 겁니다. ES350은 도요타의 국내 진출 시 주력 차종이 될 캠리와 차체·엔진이 같습니다. 지금까지 ES350을 고급차로 팔아 왔는데, 비슷한 모습에 값은 절반인 캠리가 들어오면 기존 ES350 고객의 불만이 커지겠지요. 또 캠리를 많이 팔아도 값비싼 ES350 판매가 줄어들면 수익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ES350이 자연스럽게 단종된 뒤 렉서스의 한국 내 브랜드 가치가 좀더 올라가면 순식간에 대규모 물량이 투입될 것으로 봅니다.
궁금씨: 한국차의 내수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요.
닥터카: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 봅니다. 한국 소비자의 요구 수준을 발 빠르게 맞춰내는 능력은 현대·기아차가 한 수 위이니까요. 차량 자체의 상품성도 일본차에 크게 뒤질 게 없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일본 대중차가 국산차 시장을 위협하게 될 경우, 국산차도 가격·서비스 측면에서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자동차회사 입장에서는 피 말리는 경쟁이 되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즐거운 경쟁이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