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를 나누는 아줌마들의 이야기 끝은 거의 이렇다. “그러니까 여자가 ‘비자금’ 가지고 굴리면 대박인데, 남자가 비자금 가지면 쪽박이라니까…. 호호호.” 물론 이 농담에 등장하는 집값은 비자금으로 사기엔 터무니없이 큰 금액이다.
하지만 살다 보면 때로 약간의 비자금이 필요할 때가 있다. 부인과 깜짝 여행을 다녀오기 위해서, 남편에게 깜짝 선물을 해 주기 위해서…. 들키면 재미없다. 배우자 몰래 모아 두는 ‘비자금’ 관리에 유용한 금융상품·서비스를 알아보자.
◆“내 계좌를 남에게 알리지 말라”
신한은행·우리은행 등이 제공하는 ‘계좌 감추기 서비스’가 비자금 관리에는 가장 편하다. 인터넷 뱅킹에 로그인할 때 다른 사람에게 계좌가 노출되는 것을 막는 서비스다. 인터넷 뱅킹 부가서비스를 클릭해 ‘계좌 감추기’ 기능에 등록하면 된다.
기업은행이 일부 통장(‘여성시대 통장’과 ‘100세 통장’)에 한해 제공하는 ‘나만의 쌈짓돈’ 기능도 이용할 만하다.
이 기능을 신청하면 다른 사람이 설사 내 공인인증서를 가지고 로그인을 하더라도 내 잔액(殘額)을 확인하거나 돈을 인출하는 것이 원천 봉쇄된다. 본인이라도 맨 처음에 계좌를 텄던 영업점에 가야 계좌 정보를 확인하고 돈을 인출할 수 있다.
◆CMA 가상계좌로 인터넷 뱅킹
종금사(2개) 및 일부 증권사(14개)에서 가입할 수 있는 자산관리계좌(CMA)도 비자금을 쌓기에 유용하다. 증권사에서 CMA를 개설하면 돈을 이체할 때 이용할 수 있도록 제휴 은행의 가상계좌가 발급되기는 하지만, 은행 인터넷 뱅킹 사이트에 CMA 계좌는 노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CMA는 금리도 은행 정기예금 이자와 비슷한 데다,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자금 용도로 쓸 돈을 넣어 두기에 적합하다. 게다가 채권·수익증권·양도성예금증서 등 다양한 금융상품 투자가 가능하고, 공모주 청약 자격도 주어지는 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