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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9개 카드사의 개인 신용카드 해지 회원 수가 83만 9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2월 해지 회원 수(69 만3000명)보다 21.0%(14만 6000명) 늘어난 수치다.
개인 신용카드 해지 회원 수는 지난해 하반기 매월 60만명 대를 유지했지만, 올해 들어 갑자기 증가했다. 지난달 각사별 해지 회원 수는 KB국민카드가 12만 4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NH농협카드 11만 2000명, 신한카드 11만명, 삼성카드 10만 8000명, 롯데카드 9만 4000명, 현대카드 8만 4000명, 우리카드 7만 5000명, 비씨카드 6만 9000명, 하나카드 6만 3000명 순이었다.
카드사들은 올해 초 갑자기 해지 회원 수가 급증한 이유로 계절성 요인을 꼽는다. 연초엔 연말 정산 등을 통해 지난해 소비를 확인한 뒤 신용카드 사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해마다 연초엔 해지 회원 수가 일시적으로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연회비 부담에 알짜카드는 축소…“해지 흐름 지속”
특히 지난해 소비자가 체감한 연회비 부담이 늘면서, 신용카드 해지 흐름이 거세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지난해 인기를 끈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과도 연관이 있다. PLCC 카드는 특정기업과 카드사의 제휴를 통해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여러 방면에서 혜택을 선보이는 제휴카드와 달리 PLCC는 제휴를 맺은 특정 기업의 혜택만을 제공한다.
그러나 경기 불황으로 특정 브랜드에 고객 충성도가 줄면서 PLCC 카드의 필요성도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연회비 부담은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기준 휴면 신용카드는 1388만 3000장으로 전년 동기(1197만 7000장)보다 15.91% 증가했다.
다만 카드업계는 업황이 좋지 않아 실적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혜택이 좋은 ‘알짜카드’를 계속 줄이고 있어 카드 소비자의 선택지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8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 458종이 단종됐다. 2022년(116종)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휴면 카드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정부의 권고도 있어 기존 카드사가 고객 관리 차원에서 유지하던 휴면카드 관리를 느슨하게 하는 것도 해지 회원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휴면카드가 고객 데이터 관리 비용도 들고, 데이터 유출이나 실물 카드 분실 등으로 인한 금융사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해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