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전기차 끝판왕…옆차에서 “우리 차랑 바꾸자!”

포르투갈서 글로벌 최초 시승
대형 세단에 전동화·고성능 더해
BMW 전기차 중 최상위 ‘끝판왕’
제로백 3.7초, 최고속도 250km
  • 등록 2023-11-02 오전 6:05:00

    수정 2023-11-02 오후 4:16:38

[리스본(포르투갈)=이데일리 박민 기자] “Swap the car! (우리 차랑 바꾸자)”

외국 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장면이었다. BMW 7시리즈의 순수전기 고성능 모델 뉴 i7 M70 xDrive(이하 뉴 i7 M70)를 타고 포르투갈 리스본 시내를 지날 때였다. 신호를 받고 정차하던 내게 독일 브랜드의 흰색 세단 한 대가 옆에 서더니 차에 타 있던 흑인 한명이 창문을 내리고 엄지를 치켜세우곤 “우리 차랑 바꾸자!“(Swap the car)라는 말을 여러번 외쳤다. BMW의 플래그십(기함) 세단인 뉴 i7 M70의 첫 인상은 내가 아닌 타인의 시각으로 설명하기에 충분할 순간이었다.

BMW 뉴 i7 M70 xDrive 투톤 컬러 외관 이미지.(사진=BMW 코리아)
BMW 뉴 i7 M70는 올해 10월 글로벌 출시에 앞서 지난 9월 포르투갈에서 개최한 글로벌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먼저 만나볼 수 있었다. 차량은 지난 2022년 7세대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의 2024년형이다. 차명에서 알 수 있듯이 순수 전기 모델임을 뜻하는 ‘i’를 대형 차급(세그먼트)인 ‘7’에 입혔고, 여기에 고성능 모델에만 붙는 ‘M’과 7000cc급 이상의 엔진 출력을 의미하는 ‘70’을 붙여 만든 고성능 전기차다. 현존하는 BMW 그룹의 모든 순수전기 모델을 통틀어 가장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그야말로 BMW 전기차 끝판왕이다.

압도적인 성능에 ‘전기차 끝판왕’이라는 명함 이외에도 크고 거대하면서 력셔리함을 강조한 이미지 또한 이 차량의 매력이다. 구리빛 골드(Liquid Copper)와 블랙(Sapphire Black)의 투톤 컬러는 웅장함을 자아내며 흡사 롤스로이스 같다는 느낌을 자아냈다. BMW가 투톤 모델을 적용한 건 이번 7시리즈가 처음이다. 거대한 체구 임에도 날렵함을 강조한 M 특유의 사이드 스커트와 날렵하고 우아한 디자인으로 차량은 역동적 이미지도 한껏 끌어올렸다.

BMW i7 M70 xDrive 키드니 그릴.(사진=BMW 코리아)
실제로 차량은 합산 최고출력 659마력을 발휘하며 최고 속도 시속 250km를 내달리는 괴물 전기차다. 최고출력 489마력을 발휘하는 후륜 모터와 최고 258마력을 발휘하는 전륜 모터로 구현되는 전기 사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했다. 여기에 M 런치 컨트롤이나 M 스포츠 부스트 기능이 활성화된 경우 최대토크는 1100Nm(112.2kg·m)까지 상승해 엄청난 가속력을 자랑한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3.7초로 BMW의 전체 순수전기 모델 중 가장 짧다.

이날 포르투갈 고속도로에서 시속 200km 가까이 속도를 냈을 때 전기차 특유의 부드러움과 내연기관 차량의 폭발적 가속력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었다. 부스트로 급가속할 때 내연기관과 흡사한 가상 모터음이 들리고, 브레이크를 밟아 감속할 때도 저단 변속으로 RPM이 높아지는 것과 유사한 효과음이 발생해 고성능 전기차 운전의 묘미를 한껏 느꼈다

BMW 뉴 i7 M70 xDrive 인테리어.(사진=BMW 코리아)
‘운전이 이렇게 쉬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속도를 높여도 대형 세단답게 흔들림없이 안정적인 승차감을 제공했다. 또한 향상된 에어 서스펜션과 중량감 덕분에 어지간한 요철을 넘을 때도 승차감이 튀지 않았고, 차로 유지 기능을 포함한 운전자 지원시스템(ADAS)의 안정감도 높아 좁고 굴곡진 도로도 불안감 없이 주행했다. 노면음과 풍절음 등 소음 차단력이 탁월했다.

차량은 운전의 묘미 이외에도 플래그십(기함) 세단답게 뒷좌석에는 쇼퍼 드리븐카(운전기사가 따로 있는 차) 매력도 살렸다.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로 불리는 뒷좌석은 버튼 하나로 흡사 항공기 퍼스트클래스(일등석)처럼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준다. 뒷좌석 의자가 전체적으로 뒤로 젖혀지는 ‘시트 리클라이닝’과 발 아래에서 ‘풋레스트’가 나와 몸 전체를 180도 가까이 누울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천장에서 펼쳐져 내려오는 31.3인치 시어터 스크린으로 동영상 시청도 가능해 마치 고급 영화관처럼 느껴진다.

BMW 뉴 i7 M70의 국내 기준 복합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91㎞다. 다만 새로운 맥스 레인지(MAX RANGE) 기능은 필요시 출력과 속도를 제한하고 편의 기능을 비활성화하여 주행 거리를 최대 25%까지 늘릴 수 있다 가격은 뉴 i7 M70 xDrive는 2억3000만~2억4000만원 선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BMW 뉴 i7 M70 xDrive 뒷자석 천장에서 펼쳐져 내려오는 ‘시어터 스크린’.(사진=이데일리 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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