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정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22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인구절벽 넘어, 지속 가능한 미래로’를 주제로 열린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뇌졸중은 골든타임 내 치료해야 후유장애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이같이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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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은 갑작스럽게 진행되는 국소적인 또는 완전한 뇌기능장애로, 심한 경우에는 사망에 이르는 질환이다. 김 교수는 “뇌졸중은 흔하지만 위험한 질병”이라고 정의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인 사망원인 질환 4위를 기록했고, 연간 10만~15만 명의 신규 뇌졸중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한번 뇌졸중에 걸리면 심각한 후유장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뇌경색 환자 15%만 증상 없이 퇴원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골든타임에 치료해야 이런 후유장애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뇌혈관 폐색으로 인한 뇌경색은 특히 골든타임이 중요하다고 했다. 뇌졸중은 뇌경색(뇌혈관 막힘), 뇌출혈(뇌혈관 파열) 두 가지로 나뉘는데, 뇌경색 발생이 80%로 대부분이다.
뇌졸중 증상은 갑자기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김 교수는 “1분 전까지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나타날 수 있다”며 “어지럽다고 자리에 앉더니 갑자기 말을 못하고 움직이지 못하기도 한다. 식사를 하다가 갑자기 손에서 힘이 빠진다며 젓가락을 떨어뜨리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뇌졸중 증상을 판단할 수 있는 간단한 테스트 ‘이웃손발시선’도 자세히 소개했다. ‘이~하고 웃을 수 있나요?’라고 물어 보는 것(이웃)으로 안면마비가 왔는지 살펴볼 수 있다. 마비된 얼굴은 찡그러지지 않는다. 얼굴의 좌우가 다르다면 안면마비로 볼 수 있다. 또 두 손을 앞으로 뻗을 수 있는지(손), 발음이 명확한지(발), 시선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았는지(시선) 물어봐야 한다. 이를 통해 편측마비, 언어장애, 안구편위 여부를 살펴볼 수 있다.
이외에도 △갑자기 한쪽 또는 양쪽 눈에 시각 장애가 생기거나 물체가 두로 보인다 △갑자기 걷기 힘들거나 균형을 잡기 힘들다 △갑자기 빙빙 도는 어지럼증을 경험한다 △이전에 없던 갑자기 심한 두통이 발생한다(뇌출혈 의심증상)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의심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거나, 판단하기 어렵지만 갑작스러운 마비가 발생하면 지체하지 말고 119를 통해 가까운 뇌졸중센터 응급실로 가야한다”고 힘줘 말했다. 증상이 없어졌다고 안심할 순 없다. “뇌졸중 증상이 잠시 나타났다가 회복되는 경우에도 17% 정도는 뇌졸중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했다.
뇌졸중(뇌경색)의 골든타임은 4.5시간 이내다. 뇌혈관이 막히면 1분에 뇌세포 200만개가 손상된다. 김 교수는 “골든타임 내 정맥내 혈전용액제를 주사하고, 동맥내 혈전제거술(일부 24시간 이내까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교정이 가능한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소개했다. △고혈압 △당뇨병 △흡연 △음주 △비만 △운동부족 등이 교정 가능한 인자다. 김 교수는 “뇌졸중 환자 중 고혈압을 가진 사람이 80%에 이를 만큼 유병률이 높다”며 “혈압을 조절하면 뇌졸중 위험도뿐 아니라 허혈성 심장질환(심근경색)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