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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다이이찌산쿄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는 특히 유방암 치료업계에서 압도적인 효과로 주목받았다. 기자가 만난 국내 바이오 업계 한 대표는 “유방암 치료제로 개발하는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엔허투를 넘어서는 게 쉽지 않아 추가 개발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만큼 엔허투의 치료 효과가 좋다는 얘기였다.
엔허투는 이른바 2세대 항체약물접합(ADC) 기술이 적용됐다. ADC는 항체와 접합체(링커), 약물(톡신 혹은 페이로드) 등으로 구성된 융합 플랫폼이다. 항체에 약물을 붙여 원하는 위치에 효과적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로 알려졌다. 엔허투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HER)2 양성 유방암 환자 대상 3차 치료제로 처음 승인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019년에 해당 적응증으로 엔허투를 품목 허가했으며, 일본(2020년)과 유럽연합 및 호주(2021년) 등 주요 의약당국도 이를 차례로 승인했다. 지난 5일 엔허투가 국내에서 출시됐기도 했다,
그런데 양사가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에서 2021~2022년 사이 엔허투의 적응증 두루 확장하는데 성공했다. 일례로 지난해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HER2 양성 성인 절제 수술 불가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 폐암 관련 적응증을 승인했다. 8월 FDA는 엔허투와 관련해 HER2발현이 낮은 유방암 및 HER2 양성 비소세포폐암 적응증을 연이어 확대 승인했다. 유방암의 세부적응증 뿐만 아니라 비소세포폐암 적응증 등 다른 고형암으로 적응증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다이이찌산쿄는 오는 3월에 공계 예정인 2022년 회계연도 결산 예상치를 공개했다. 여기에 따르면 엔허투가 2022년 세계에서 1952억엔(약 13억 1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릴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초로 허가된 2019년 이후 3년 만에 엔허투가 매출 10억달러이상 명실상부한 블록버스터로 이름을 올리게 될 것이란 얘기다.
한편 최근 국내 레고켐바이오(141080)가 지난 9월 자사의 ADC 신약 후보물질 ‘LCB14’의 유방암 환자 대상 성공적인 중국 내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임상은 LCB14를 기술이전받은 중국 포순제약이 진행했다.
포순제약은 임상 1상 참여자에게 ㎏당 2.3㎎(RP2D, 2상 권장용량)의 LCB14를 투여했다. 그결과 임상 1a상 에 참여자 중 부분반응(PR)이 4명, 안정병변(SD)은 2명 관찰됐다. 이들의 객관적 반응률(ORR)은 약 66.7%로 확인됐다. 반면 다이이찌산쿄가 6명의 HER2 양성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엔허투의 임상 1a상에서는 약물을 ㎏당 5.4㎎씩 투여한 바 있다. 엔허투 투약 후 종양이 사라지는 완전 반응(CR)이 1명 확인됐으며, PR과 SD가 각각 4명과 1명씩 관찰됐다. 엔허투의 임상 1a상에서 ORR은 약 80%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결과를 비교할 때 레고켐바이오 측은 “초기 임상 결과를 보면 자사의 불질이 절반의 용량으로 엔허투와 비슷한 효능을 발휘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