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국민의힘이 오는 3월 9일 치러지는 대선에서 `호남 득표율 20% 달성`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대표적인 험지에서 파란을 일으켜 정권 교체를 이루고 명실상부한 `전국구` 정당으로 발돋움 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추진해 온 `서진(西進) 정책`을 꾸준히 펼치면서 호남 표심을 공략 중이다. 이준석 대표는 설날인 1일 전남 광주 무등산에 올라 지역구도 타파와 윤석열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새벽 해돋이를 위해 광주 무등산 서석대를 등정한 이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20% 이상 득표해 많은 지지를 받아 이제 지역구도가 깨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 역시 설 연휴 직후 첫 일정으로 호남을 찾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초 연휴 전 호남을 방문하려고 계획했으나 TV 토론 준비로 일정을 미뤘다. 윤 후보는 광주 선대위 행사를 기점으로 전남·북을 오가는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설 명절인 1일 인천시 강화군 강화풍물시장을 방문, 부모와 함께 나온 어린이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선대본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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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에게 호남은 `난공불락`에 가까운 곳이었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얻었던 10.5%가 민주화 이후 최고 득표율이다. 박 전 대통령은 정권교체 기류 속에서 1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당선의 기쁨을 맛봤다. 호남에서 20% 득표는 정권교체의 지름길이자 국민의힘이 전국 정당으로 거듭나는 `바로미터`로 통한다.
이번 대선의 분위기는 이전과 다르다. 정권심판 여론이 우세한 가운데, 호남에서도 변화의 기미가 엿보인다. 김 전 위원장이 옛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시절부터 시작한 서진 전략이 빛을 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호남 지역에서 윤 호보의 지지율은 낮게는 10%대, 높게는 20%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윤 후보 측은 한껏 고무돼 있다. 역대 보수 정당 후보 중 호남 득표율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국민의힘은 `호남 20% 득표` 현실화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선 설 연휴에 맞춰 윤 후보는 호남 230만 가구에 ‘손편지’를 발송했다. 윤 후보는 편지에서 “호남의 고민은 독재에 대한 저항 과정에서 생긴 상처를 넘어 산업과 일자리,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망라하고 있다”며 “5월 광주에 대한 보수 정당의 과오를 반성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호남의 미래를 함께 걷고자 한다”고 적었다.
윤 후보의 손편지가 주목 받은 것은 공직선거법상 허용되는 오프라인 홍보물의 모든 물량을 호남에 `올인`했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상 대선 예비후보는 전체 유권자의 10%에게 홍보물을 보낼 수 있다.
무궁화호 4량을 빌려 이름 붙인 `윤석열차`도 조만간 호남을 누빌 것으로 보인다. 지방 중소도시를 방문할 목적으로 제작된 `윤석열차`의 최종 정차역으로는 전남 목포나 여수가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