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발가벗은 힘(Naked Strength)’은 회사를 떠나 야생에서도 홀로서기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 발가벗은 힘을 키워야 언제든 퇴사하고 싶을 때 퇴사할 수 있고, 야생에서 자신 있게 생존할 수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삶을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다. 필자는 자신이 누렸던 대기업, 임원, 억대 연봉 등의 타이틀을 과감히 벗어 던지고, 40대 중반에 퇴사해 전문가의 길을 택했다. 그리고 야생에 소프트랜딩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데일리는 필자가 ‘발가벗은 힘’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터득한 경험과 노하우를 매주 소개한다. 이를 통해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직장인들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자신만의 Plan B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나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했다. 산업공학은 기술과 경영을 아우르는 다학제적 학문이기는 하지만, 공학도, 경영학도 깊이 있게 배우지는 못했다. 회사 재직 시 대리 직급 시절, 나는 전략기획부문에서 일하면서 경영학적 접근 방법, 특히 실용적인 접근들이 필요하다는 걸 피부로 느꼈다. 그런데 내게는 그 기반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당장 일하는 데 큰 지장은 없었지만, 해당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좀 더 깊게 공부할 필요가 있겠다 싶었다. 나는 MBA 과정을 통해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을 거라고 결론 내렸다.
당시 회사에서는 대학원 학비는 물론 생활비까지 지원해주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매년 몇몇 직원을 선발해 국내 및 해외 MBA나 석사·박사 학위 과정을 밟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나는 이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그리고 운 좋게 대상자로 선발되어 회사의 지원으로 미국에서 MBA를 공부할 수 있었다. 물론 이런 혜택을 모든 직장인이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최근엔 직장인들에게 적합한 국내 MBA 과정들이 많아졌다. 직장에 다니면서 1년 또는 1년 6개월 만에 졸업할 수 있는 파트타임 MBA도 많다. 나는 직장인들에게 자비를 들이더라도 MBA를 공부하라고 권하고 싶다. 투자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공대 출신 직장인이라면 더더욱 MBA가 도움이 될 것이다. 내 주변엔 MBA를 공부한 후 회사 내에서 더 크게 성장하는가 하면, 글로벌 기업으로 이직하는 등 커리어 측면에서 성장한 사례들이 많다. 나 역시 MBA를 밟은 후 개인 역량이나 커리어 측면에서 큰 성장을 이뤘다. 물론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현답은 ‘자기 하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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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MBA를 공부하던 시절, 어느 날이었다. 문득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회사에 복귀하면 다시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MBA 2년차가 되어 한국으로 돌아올 시점이 다가오자 갑자기 불안감이 밀려왔던 것이다. ‘MBA 학위가 미래를 보장해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생각해보니 내가 일하던 부서의 동료들은 국내외의 명문대 출신이거나 석사, 박사, 아니면 MBA를 취득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소위 말하는 ‘스펙’이 좋은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차별화된 경쟁력 혹은 미래에 대한 준비 없이 MBA만으로 이들과의 경쟁에서, 혹은 퇴직 후에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남은 삶을 어떻게 살고 싶어?’ ‘세상에 어떤 존재가 되고 싶어?’
‘나에게 성공한 삶이란 어떤 거지?’ ‘난 잘하는 게 뭐지? 좋아하는 건?’
‘내 역량을 제2의 인생 직업과 어떻게 연계할 수 있을까?’
뭔가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과, 그와 관련된 질문들이 스쳐 지나갔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 곧 마흔인데 ‘직장’만 열심히 다닐 게 아니라, 평생 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것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질문의 수준이 그 사람의 수준을 결정한다’는 말이 있는데, 자기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이와 같은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동안 내 의식은 보다 진취적으로 미래를 구상하고 있었다. 이후 나는 내 삶의 미래 비전을 수립하게 되고, 이를 하나하나 실행으로 옮기게 된다. 다음 칼럼에서 그 이야기를 들려드리겠다.
이재형 비즈니스임팩트 대표
전략 및 조직변화와 혁신 분야의 비즈니스 교육·코칭·컨설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KT 전략기획실 등을 거쳐 KT그룹사 CFO(최고재무책임자) 겸 경영기획총괄로 일했다. 미시간대 경영대학원에서 MBA학위를 취득했으며, 미국 CTI 인증 전문코치(CPCC), ICF(국제코치연맹) 인증 전문코치(ACC), (사)한국코치협회 인증 전문코치(KPC)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저서로는 《스마트하게 경영하고 두려움 없이 실행하라》, 《전략을 혁신하라》, 《식당부자들의 성공전략》, 《인생은 전략이다》가 있고,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