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절벽에도…주택담보대출은 왜 늘었나

2월 5대 은행 주담대 잔액 2.6兆↑
1월보다 3000억 가까이 더 늘어
2%대 낮은 주담대 고정금리 매력
집 담보로 생활자금 대출도 늘어
  • 등록 2019-03-06 오전 6:00:00

    수정 2019-03-06 오전 7:30:57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주택경기가 급속도로 둔화하는 와중에 주택담보대출은 증가세가 회복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고정금리가 낮게는 2%대까지 하락한 데다, 생활자금 용도의 대출도 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주요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주담대 잔액은 410조1227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2조6382억원 확대됐다. 1월 증가액(2조3678억원)보다 3000억원 가까이 더 늘었다.

월 3조원에 못 미치는 증가액이 큰 규모는 아니다. 지난달 11월만 해도 주담대 규모는 월 4조원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본격화 한 올해 1월 가계대출 자체가 고꾸라졌다가, 다시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달 말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573조9129억원으로 한달새 2조5331억원 늘었다. 주담대와 신용대출 규모가 모두 확대된 덕이다. 1월 당시 증가 폭은 1조163억원에 불과했다.

주담대 증가 폭이 커진 건 금리가 낮다는 게 첫 손에 꼽힌다. 현재 국민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2.83~4.33%다. △자사 신용카드 사용 △급여이체 신청 등 우대금리 최고 1.50%포인트를 적용했을 때 2% 후반대 금리까지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신한은행(2.99~4.10%), 우리은행(3.05~4.05%), 하나은행(3.08~4.28%), 농협은행(2.89~4.23%) 등도 대체로 주담대 고정금리는 최저 2% 후반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현재 주담대 가중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3.12%를 기록했다. 2016년 11월(3.04%) 이후 2년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리가 하락하는 가운데 생활자금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주담대는 주택구입뿐만 아니라 일반자금도 포함된다”며 “주택 거래가 절벽인 상황에서도 주택을 담보로 생활자금을 빌리려는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신용대출이 전월 대비 87억원 늘며 증가세로 전환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앞서 올해 1월 신용대출은 한달새 1조916억원 감소했다.

봄 이사철을 앞두고 있는 영향도 작용했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상 새 학기를 앞두고 이사가 많다”며 “올해는 거래가 줄기는 했지만 그래도 계절적인 주담대 증가 요인이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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