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매각 첫발 뗀 성동조선 내년에는 순항할까

통매각 포기하고 분리매각 열었더니 인수자 몰려
업황 회복전까지는 매각 낙관하기 어려워
  • 등록 2018-12-22 오전 8:30:00

    수정 2018-12-22 오전 8:30:00

성동조선 전경.(사진=성동조선)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법정관리 인수합병 재수생 성동조선해양이 내년 초 매각을 마무리하고 순항할지 주목된다. 2차 매각을 진행한 결과 인수의향자가 나타났지만 업황이 회복하기 전까지는 낙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2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성동조선 매각 주관사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14일까지 네다섯 곳에서 인수의향서를 접수하고 내달 16일 본입찰을 진행하기로 했다. 본입찰은 애초 지난 19일 예정이었으나 한 달가량 미룬 것이다. 투자자가 회사 실사에 필요한 시간을 보장하고 투자금을 확보하도록 배려하려는 차원이다. 늦어도 내달 안으로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해 내년 2월 안으로 본계약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매각이 한 차례 불발하고 다시 인수자를 끌어들인 것은 매각 구조를 달리한 덕으로 풀이된다. 애초 1차 매각 투자의향서를 마감한 지난 10월에는 한 곳도 인수를 희망하지 않았다. 최소 회사의 청산가치 3730억원을 떠안는 것이 부담이고, 회사 자산별로 시장의 선호가 갈렸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자 회사를 분할 매각하는 방안을 열어 두고 2차 매각을 진행했다. 성동조선은 경남 통영에 약 59만평 규모의 부지를 확보하고 1, 2, 3야드 세 곳을 설치해 8만 톤급 플로팅 도크와 골리앗 크레인 4기를 보유하고 있다. 1~3야드를 각각 떼어 팔면 선호에 따라 인수자가 붙을 수 있고, 자연히 매각 금액을 낮춰 인수에 따른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물론 통매각이 가능하면 추진하는 게 원칙이다.

분리매각을 두고 회사 안팎 견해가 다르다. 지역 사회에서는 “분리 매각하면 조선소로서 기능을 잃을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되레 이해 당사자인 성동조선 노조는 분리매각에 찬성하는 쪽이라서 인수자 측 부담이 덜하다.

매각 방식을 떠나 수익성을 확보하지 않는 이상 매각 순항을 긍정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성동조선은 지난 7월 수주 잔고가 바닥나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노사가 정리해고를 피하고 2020년 12월까지 무급휴직하기로 합의한 상황이지만, 업황이 나아지지 않는 이상 시한폭탄이라는 것이다.

구조조정업계 관계자는 “회사 실적과 관련한 사정이 변경한 것은 없으나 매각 방식을 유연하게 한 것이 투자자 관심을 끈 듯하다”며 “조선업황이 나아지지 않는 이상 매각을 장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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