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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의약품 전문기업인 듀켐바이오 김종우 대표(50)는 24일 “국내 방사선의약품 신약을 해외로 수출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동시에, 해외에서 개발된 신약을 국내로 들여오는 관문이 되는 등 방사성의약품 글로벌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성동위원소에 의약품을 결합한 제품으로 암과 치매, 파킨슨병 등을 진단하기 위해 ‘양전자단층촬영기기’(PET-CT)로 촬영하기 전 혈액에 투여된다.
김 대표는 두통약 ‘게보린’으로 유명한 삼진제약과 함께 일진제약(현 코스맥스바이오)을 창업한 김영배 전 회장의 장남이다. 그는 제약회사 오너 2세로서 순탄한 길을 갈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인 창업을 통한 ‘홀로서기’를 선택했다.
◇제약사 오너 2세, ‘탄탄대로’ 마다하고 창업에 도전장
그는 미국에서 MBA(경영대학원)를 마친 후 포스코에 입사했다. 4년 동안 마케팅을 담당했던 그는 2000년 벤처 열풍과 함께 의약품 등을 온라인상에서 거래하는 ‘마켓플레이스’ 업체를 창업했다. 하지만 창업 후 1년 반 동안 수십억원의 손실을 보고 관련 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그는 “첫 창업을 통해 학교에서 배운 경영학 이론과 실전 사업 간 큰 차이가 있음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듀켐바이오 창업 후 처음 도전한 분야는 암 진단을 위한 ‘FDG’(Flouro Deoxy Glucose) 제품이었다. 당시 FDG가 국내 방사성의약품 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로 절대적이었다. 그는 신촌세브란스병원과 한양대병원, 강원대병원, 경북대병원, 대전을지병원 등 전국 병원 5곳에 ‘사이크로트론’(Cyclotron) 등 방사선의약품 생산시설을 갖추고 FDG 등에 대한 근접지원에 나섰다. 듀켐바이오는 2013년 128억원, 2014년 173억원 등 창업 후 얼마지 않아 안정적으로 매출액이 증가할 수 있었다.
◇‘뉴라첵’ 등 방사선의약품 다변화로 돌파구 마련
다행히 돌파구는 있었다. 김 대표가 FDG 외에도 ‘FP-CIT’(Fluoropropy-CIT, 파킨슨병), ‘뉴라첵’(NeuraCeq, 알츠하이머 치매) 등 또 다른 방사성의약품을 차분히 준비해 온 것. FP-CIT는 서울아산병원이 특허를 보유한 제품을 듀켐바이오가 독점 생산, 공급하는 방식이다. 뉴라첵 역시 독일 바이엘이 개발한 제품을 들여와 국내에 독점 공급하는 형태다. 듀켐바이오는 FP-CIT와 뉴라첵 등 신약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지난해 132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며 실적 반등을 일궜다. 그는 “올해 매출액 중 FP-CIT, 뉴라첵 등 신약 비중이 50%를 넘어서면서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듀켐바이오는 또 지분 61.5%를 보유한 자회사 듀켐바이오연구소가 지난해 방사성의약품 원료인 ‘산소-18’(O-18) 농축수 공장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 레이저 신기술을 이용해 빠르게 O-18 농축수를 생산하는 한편, 원가도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 등 방사성의약품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올해엔 해외에서도 성과가 있었다. 듀켐바이오가 서울아산병원 등과 구성한 컨소시엄이 FP-CIT 기술을 호주 싸이클로텍에 100억원 규모로 수출키로 한 것. “FP-CIT 제품은 호주에 이어 미국, 유럽, 중국 등 10여개 국가에 추가로 수출키로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해외시장 공략 외에도 조만간 인수합병(M&A)을 통해 방사성의약품 분야에서 글로벌 회사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