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주식형펀드 시장에서 액티브 펀드보다 단순히 시장 수익률을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를 더 선호하면서 증시 내 양극화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커지면서 이러한 대형주 위주의 양극화 증시 환경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18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투자자의 주식형 펀드 투자 방식은 2010년대 들어 큰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시장 수익률을 초과하는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액티브 펀드보다 단순히 시장 수익률을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를 더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액티브 펀드와 패시브 펀드 중에서 어느 것의 성과가 더 우수한가에 대한 명확한 결론은 없다”면서 “다만 2000년대 후반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이 몇 번의 위기를 겪으며 투자자들은 수익률 변동성이 큰 액티브 펀드보다 상대적으로 수익률 변동성이 낮은 패시브 펀드를 선호한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주식형 펀드의 패시브화는 주식시장 내 양극화를 확대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2015년 이후 선진국과 신흥국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가장 큰 원인은 기업이익 차별화이지만 펀드 자금의 패시브화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나 시가총액 비중에 따라 종목을 사야하는 ETF 특성으로 초대형주의 경우 ‘자금유입-시가총액비중 증가?더 많은 자금유입’의 선순환 구도가 만들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2016년 이후에는 신흥국에서도 패시브화가 발견되고 있다”며 “신흥국 시가총액 상위 7종목은 연초 이후 평균 47.3% 상승하며 모건스탠리 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지수(27.8%) 성과를 20%포인트 가까이 앞서고 있다. 신흥국 패시브화가 초기 국면이고 내년에도 기업이익 차별화가 예상되고 있어 신흥국 내 양극화는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