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서스펜스·하드보일드…이 한편에 다 있다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
'로키' '루시퍼' '빈디치' 등 3가지 에피소드
같은 공간·10년 간격 두고 일어난 사건 다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화제작
14일부터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
  • 등록 2015-07-14 오전 7:50:13

    수정 2015-07-14 오전 7:50:13

지난달 29일 서울 동숭동 대학로연습실에서 공개한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의 한 장면(사진=스토리피).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1. 1923년 렉싱턴호텔 661호. 호텔 바의 쇼걸 롤라 킨의 결혼식 전날, 킨과 예비신랑의 사랑싸움이 한창이다. “여보 잠깐만 들어가면 안 돼?” “안돼요. 내일까지 참아요.” 곧이어 들이닥친 경찰이 쇼걸 킨을 알아보자 “저는 쌍둥이 언니예요”라며 천연덕스럽게 수녀로 둔갑한다.

2. “우리 정말 안전한 거야?” 1934년 렉싱턴호텔 661호. 거대 마피아조직의 2인자 닉 니티와 아내 말린이 머물고 있다. 심상치 않은 전화를 받고 총을 챙겨 나가는 남편과 그를 기다리는 아내. 돌아온 니티를 향해 말린은 “그냥 다른 사람과 똑같이 지내고 싶다는 거야. 옷이 피투성이가 돼선 왜 괜찮다고만 하는 거야”라고 말하며 흐느낀다.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지난 2년간 매진을 기록하며 세계적으로 호평받은 화제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가 14일 개막해 9월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연건동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국내 초연한다. 공연에 앞서 연 연습실 공개현장에서 김태형 연출은 “코미디와 서스펜스, 하드보일드 등 전혀 다른 세 가지 장르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색다른 공연”이라며 “거대 마피아조직 알 카포네를 배경으로 각각 독립된 이야기를 다룬다”고 설명했다.

미국 시카고 렉싱턴호텔의 비좁은 방 661호에서 1923년, 1934년, 1943년의 시간차를 두고 일어난 세 가지 사건을 그려낸 옴니버스식 연극이다. 코미디 ‘로키’, 서스펜스 ‘루시퍼’, 하드보일드 ‘빈디치’로 구성했다. ‘로키’는 겹겹이 쌓여가는 킨의 거짓말로 인해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루시퍼’는 조직의 위협 속에서 아내와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위험한 선택을 하는 니티의 모습을 담았다. ‘빈디치’는 사랑하는 아내의 목숨을 앗아간 상사에게 복수를 계획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젊은 경찰 빈디치의 이야기를 그린다.

여느 연극과는 다른 색다른 무대구성도 눈길을 끈다. 무대 앞쪽에 객석이 정렬되는 일반적인 구도와는 달리 무대를 가운데 두고 양옆으로 단 100석만을 배치해 극 중 배경이 되는 렉싱턴호텔 방의 답답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리얼하게 표현해냈다. 김 연출은 “실제 호텔방 크기와 다르지 않은 작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좀 더 가깝게 체험하도록 무대를 꾸몄다”며 “독립된 세 가지 에피소드에는 소품이나 주제가 연결되는 고리가 있다. 그걸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석준·김종태·박은석·윤나무·김지현·정연 등 대학로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02-541-2929.

지난달 29일 서울 동숭동 대학로연습실에서 공개한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의 한 장면(사진=스토리피).
지난달 29일 서울 동숭동 대학로연습실에서 공개한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의 한 장면(사진=스토리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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