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찾는 요우커들, '쇼핑패턴 달라진다'

  • 등록 2015-02-14 오전 7:33:18

    수정 2015-02-14 오전 7:33:18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 2월 18일∼2월 24일) 연휴를 앞두고 곧 한국으로 몰려들 요우커(游客·중국인 관광객) 맞이에 국내 유통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 9일 한국관광공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춘절 연휴 기간 국내 방문 예정인 요우커 수가 10만 명 이상으로 전망되는데다 지난해 요우커의 평균 소비지출액이 2천270달러로 1위를 기록하는 등 해가 갈수록 1인당 구매 단가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장이 성숙하면서 최근 요우커들의 관광·쇼핑 기호도 눈에 띄는 변화를 맞이하고 있어 유통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명동 등 특정 지역에만 몰려 ‘묻지마식 쇼핑’, ‘쓸어담기식
설화수 퍼펙팅 쿠션과 중국 베우 랑장(오른쪽)
쇼핑’을 하는 건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최근 들어 인터넷 블로그나 SNS 등을 통해 사전 정보를 충분히 확인한 후 꼼꼼하게 쇼핑을 해 가는 것은 물론, 젊은 한국인에게 인기가 많은 가로수길·경리단길 등 새로운 관광 명소를 찾는 요우커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통 강자 K-뷰티, 이제 꼼꼼히 따져보고 산다!

요우커들이 한국 하면 화장품이 떠오른다고 할 만큼 요우커 돌풍의 가장 큰 수혜주인 화장품 업계에서도 요우커들의 달라진 소비 스타일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뷰티 브랜드로 요우커들이 한국 방문 시 꼭 구매해야 하는 브랜드로 인식되어 있는 설화수에 따르면 “요우커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브랜드의 베스트셀러나 선물용으로 좋은 제품들을 많이 구매하는 편이었는데 최근에는 유명 연예인이 사용한다고 소문난 제품이나 매거진에 게재된 제품 등을 직접 찾아와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또한 최근에는 한류스타뿐 아니라 중국 톱스타들이 K-뷰티에 관심을 갖고 제품을 사용하면서 ‘중국 유명 배우가 사랑하는 제품’으로 입소문이 난 화장품들이 요우커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설화수의 ‘퍼펙팅쿠션’이다. 지난 1월 초, 중국 북경에 위치한 신광천지 백화점에 장백지가 매장에 직접 들러 퍼펙팅쿠션을 구매해갔고 이 사실이 입소문이 나면서 국내 설화수 매장에서 퍼펙팅쿠션을 찾는 요우커들이 급증했다는 후문이다.

또한 중화권의 오스카상인 ‘금마장상’을 수상한 배우 량장도 설화수 마니아로 유명해 그녀가 애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설화수의 ‘윤조에센스’와 ‘자음생크림’의 인기가 요우커들 사이에서 더욱 높아졌다. 한편 설화수는 2011년 3월 중국에 진출한 이후 지난해 10월 진행된 중국 언론사 인민망의 ‘중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한국 명품’ 조사에서 화장품 부문 1위에 선정되는 등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패션 쇼핑은 이제 가로수길·홍대에서∼

화장품 쇼핑과 함께 요우커들이 한국에 와서 꼭 하는 것이 바로 패션 쇼핑이다. 최근에는 젊은 나이의 자유 여행을 하는 요우커들이 증가하면서 매거진이나 인터넷을 보고 직접 관광지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여전히 명동, 동대문 지역이 압도적으로 많이 찾는 요우커들의 패션 쇼핑 메카이지만 최근에는 젊은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가로수길, 홍대 등이 새로운 패션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가로수길의 경우에는 특이한 편집숍과 팝업스토어 등이 즐비해 북적대고 시끄러운 명동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요우커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강북에 쏠려 있던 요우커들의 관광 지도를 바꾸어 놓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또한 얼마전 오픈한 롯데월드몰은 브랜드 선정 단계에서부터 요우커를 제1 타깃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강남 지역을 주로 찾는 요우커의 쇼핑 리스트 1순위에 오르고 있는 명품 시계와 보석 브랜드를 총집결시켰다.

◇‘쇼핑’만 하지 않고, ‘멋과 맛’을 동시에 찾는다!

최근 요우커의 관광 트렌드에서 또 다른 눈에 띄는 변화는 패션, 뷰티가 주축이던 관광 코스가 음식과 음료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요우커들이 기존 ‘쇼핑’ 위주의 관광에서 벗어나 ‘멋과 맛’을 동시에 찾는 새로운 트렌드를 추구하고 있다.

이에 최근 젊은 한국인들 사이에서 유명 맛집이 많아 핫플레이스로 손꼽히는 이태원 경리단길이 요우커들 사이에서 숨은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여기에는 중국인 관광객 연령대에서 40~50대 위주에서 20~30대로 낮아진 것도 한 몫 했다. 또한 전통적인 관광 명소인 남산과 맞닿아 있는 지리적 입지의 영향까지 더해져 요우커들의 발길이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요우커들의 발길이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확산되면서 노량진 수산시장 또한 때아닌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약 2년 전부터 한국인의 삶을 체험해 보고 싶어하는 요우커들이 몰려오면서 노량진 수산시장에는 때아닌 중국어 열풍이 불고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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