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을 둘러싼 환경만 보면 심리적으로는 하락에 무게가 실릴만 했다. 그러나 환율은 장중 크게 상승과 하락 사이클을 그린 뒤 소폭 상승세로 마감했다.
1240원대 초반으로 떨어질때마다 아래를 단단하게 받쳐주는 매수세가 등장했다. 이 매수세의 실체에 대해서는 의견이 하나로 모아지지는 않는다.
정유사를 위시한 수입업체들의 결제수요도 있는 듯 하고, 하이닉스 유상증자 청약대금 환불 물량이라는 분석도 있다. 당국이 알게 모르게 달러를 사들이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밤사이 뉴욕 금융시장이 돌아간 모양새를 보니 한쪽 방향으로 크게 움직이기는 글렀다. 뉴욕 증시는 우울한 경기전망에 하락했다. 증시가 하락하면 으레 외환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도가 고조되면서 달러는 강세를 보였지만, 밤사이 글로벌 달러는 약세를 보였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하향조정했다. 그러나 4월 의사록에서 드러난 것이다. 의사록이 작성된 지난달말 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경제지표들은 조금 더 개선됐다. 이에 근거해 낙관론이 좀더 힘을 얻고 있다.
연준이 국채를 더 매입할 수 있다는 점도 달러 약세에 한몫 했다. 국채를 사들이면 풀리는 달러는 더 많아질 것이고 달러 가치가 떨어질게 뻔하기 때문이다.
경기 최악은 지나갔다는 판단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어 보인다. 미국 대통령부터 재무장관, 금융인들, 기업가들이 줄줄이 낙관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이렇듯 대외변수에서는 한쪽 방향에 베팅할 동인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오늘도 국내 증시와 외국인 주식 매매 동향, 그리고 수급에 따라 눈치보는 장세가 이어질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