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비싸니 집에서"…외식만 감소한 수산물 소비[바다이야기]

오염수 방류 전후 5주간 소비동향 보니
마트 매출액 26.6%↑…외식산업은 5.2%↓
외식물가 상승 등 영향도…"소비 활성화 만전"
  • 등록 2023-10-14 오전 9:00:41

    수정 2023-10-14 오전 9:00:41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해양수산부 국정감사는 오후 10시가 넘어서까지 치열한 ‘오염수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정부는 줄곧 “국민의 식탁이 방사능에 오염될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여전히 일각에서는 우리가 먹는 수산물이 안전한지에 대해 불안해합니다.
해양수산부는 오는 29일까지 ‘대한민국 수산대전-가을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마트와 온라인몰에서 국내산 수산물 고등어, 명태, 참조기 등을 최대 6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사진은 1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수산물 코너.(사진=연합뉴스)
이같은 국민 불안이 수산물 소비에는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까요. 일부 지표에서는 수산물 소비가 감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 지표는 아직까지 긍정적입니다.

해수부가 오염수가 방류된 8월 24일이 포함된 주간을 제외하고 방류 전후 각각 5주 간 대형마트 3사 매출액을 분석한 결과 방류 이전보다 방류 이후 5주 동안 매출액이 26.6% 증가했습니다. 9월 한 달 동안 매출액을 봐도 전년 동기보다 3.4% 증가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발표한 9월 소상공인 시장 경기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전통시장에서의 수산물 체감 경기는 전월 대비 46.5%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이는 축산물(37.7%포인트)이나 농산물(33.3%포인트) 체감 경기 상승폭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다만 아직까지 우려되는 지표도 있습니다. 해수부가 횟집·초밥집 등 약 6만9000개의 수산 외식전문점 카드 3개사 매출 결과를 분석한 결과, 수산 외식전문점 매출액은 방류 전보다 5.2% 감소했습니다.

수산시장 거래량이 줄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수부 국정감사를 통해 노량진수산시장의 지난해 추석 연휴 대비 상장 물량이 885톤(t)에서 올해 692t으로 21%가 감소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가락동 수산물공판장과 구리 공판장 상장 물량도 지난해 추석연휴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며 어업종사자들의 피해를 우려했습니다.

다만 정부는 계절적 요인 등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수산외식업 매출이 줄어든 건 외식물가 상승, 전반적 내수소비 둔화 등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부문 물가 상승률은 4.9%로 전체 평균보다 1.2%포인트 높았습니다. 외식 소비까지 아우르는 음식점 포함 소매판매액 지수는 1년 전보다 5.1% 감소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비싼 외식을 하기보다, 정부의 소비활성화 대책으로 값싸게 수산물을 살 수 있는 대형마트나 수산시장에서 회를 많이 산 것으로 풀이됩니다.

올해 추석 노량진 수산시장 거래물이 감소한 건 휴일 영향이라는 설명입니다. 박성훈 해수부 차관은 13일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브리핑에서 “경매를 하지 않는 휴일이 올해 이틀 더 많았다”라며 “경매가 있었던 평일을 기준으로 일평균 수산물 거래량을 비교하면 지난해보다 오히려 41.7% 증가했다”며 실질적인 수산물 거래가 감소한 게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정부는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해 12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수산물을 최대 60% 할인하는 행사를 여는 등 총력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뚜렷한 소비 위축 신호는 보이지 않지만 경계감을 잃지 않고 원산지 단속 등 안전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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