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 떠나 보내며 부른 '상여소리', 무대예술로 만난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꽃신 신고 훨훨'
지역별 상여소리로 삶과 죽음 의미 담아
29~30일 국립국악원 예악당
  • 등록 2023-06-26 오전 8:33:08

    수정 2023-06-26 오전 8:33:08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은 장례 절차에서 불렀던 지역별 상여소리를 한데 엮은 정기공연 ‘꽃신 신고 훨훨’을 오는 29일과 20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공연한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정기공연 ‘꽃신 신고 훨훨’ 중 남도상여소리. (사진=국립국악원)
이번 공연은 지난 5월 부임한 유지숙 민속악단 예술감독의 부임 이후 첫 작품이다. 민속악단의 정기공연으로는 최초로 상여소리를 주제로 한 무대다.

공연은 서도, 경기, 남도지역의 상여소리를 비롯해 죽음을 다룬 노래와 음악으로 구성했다. 지역별로 다른 상여소리를 통해 음악적으로 다양한 정서를 담아냈다. 민요 잡가, 판소리, 무속음악 등을 한데 엮어 민속음악에 담긴 삶과 죽음의 조각을 함께 이어 작품을 구성했다.

슬픔을 다 내려놓은 듯 처연하고 담담한 북녘의 소리로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서도 상여소리’로 공연의 막을 올린다. 삶의 인연과 그로 인해 얽히는 다양한 감정을 노래하는 ‘경기 상여소리’가 그 뒤를 잇는다. 마지막 ‘남도 상여소리’ 에서는 미련까지 훨훨 날려 보내는 신명과 다채로운 장단이 어우러져 흥겨움을 더할 예정이다.

지역별 상여소리 외에도 제전과 상구소리, 산염불, 가야금 병창 백발가, 회심곡, 이별가, 진도다시래기, 진도 씻김굿과 지전춤, 판소리 심청가 중 상여소리 등 삶의 다양한 순간을 노래하는 지역별 민요와 병창, 판소리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상여소리는 상여를 메고 가면서 부르는 소리를 뜻한다. 고인을 보내는 슬픔과 망자를 추억하는 그리움을 달래면서 상여꾼들의 고된 노동을 위로하고 힘을 북돋우는 노래다. 우리 음악이 품은 섬세한 감정과 표현의 다양성이 녹아든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평가 받는다.

그동안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은 전통 민속음악의 보존·계승을 목적으로 성주굿, 산타령, 산대희 등 다양한 민속음악 유산을 무대에 올렸다. 그러나 상여소리를 중심으로 정기공연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새로운 레퍼토리를 발굴하는 특별한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유지숙 민속악단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으로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옛사람들의 관점에서 오늘의 삶과 죽음을 마주하고 잔잔하게 그 안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출은 민속악단의 소리극 ‘까막눈의 왕’을 연출했던 정호붕 중앙대 교수가 맡는다. 티켓 가격 5000~3만원. 국립국악원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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