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 조세형, 여든 넘어서 또 빈집 털다 실형

용인 전원주택서 2750만원 상당 금품 훔쳐
法 "더는 죄짓지 말라" 당부도
  • 등록 2023-02-25 오전 10:06:16

    수정 2023-02-25 오전 10:06:16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대도(大盜)’ 조세형(85) 씨가 출소 한 달 만에 경기도 한 전원주택에서 금품을 훔친 혐의로 또다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조세형 씨가 지난 2013년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빈집에 몰래 침입해 금품 등을 훔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사진=뉴스1.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최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절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그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조 씨는 1970∼1980년대 사회 고위층을 대상으로 전대미문의 절도 행각을 벌여 ‘대도’라는 별명을 얻었다. 훔친 돈 일부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사용한다는 등의 원칙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적’으로 미화되기도 했다.

그는 1982년 구속돼 총 15년의 수감 생활을 했으며, 출소 후에는 선교 활동을 하거나 경비보안업체 자문위원으로 위촉되는 등 새 삶을 사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2001년 일본 도쿄에서 빈집을 털다 붙잡히면서 다시 범죄의 길로 접어들었다. 2005년에는 서울 마포구에서 치과의사 집을 털다 경찰에 붙잡혔고 2010년에는 장물 알선으로 다시 철창 신세를 졌다. 70대에 들어선 2013년에도 서울 강남의 고급 빌라를 털다 실형을 선고 받았고, 2015년에는 출소 다섯 달 만에 용산의 한 고급 빌라에서 재차 남의 물건에 손을 대 3년 더 수감 생활을 했다.

이번 범행도 출소 직후에 이뤄졌다. 조 씨는 2019년 절도죄로 징역 2년 6개월 형을 선고 받고 2021년 12월 출소했는데, 불과 한 달 뒤인 지난해 1월 교도소 동기 김모 씨와 경기도 용인시의 한 전원주택에서 275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가 붙잡혔다. 조 씨는 법정에서 “어려운 사정의 김 씨가 요구해 범행에 가담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1심은 “조 씨는 동종 범죄로 10회 이상 실형을 선고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절도 습벽(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다만 2심은 연령이나 환경, 건강 상태, 범행 동기 등 정황과 양형 기준을 고려할 때 형이 너무 무겁다며 형량을 징역 1년6개월로 낮췄다. 공범 김 씨가 피해자와 합의한 점도 고려됐다.

2심 재판부는 선고 후 조 씨를 향해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이제 더는 죄짓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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