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北탄도미사일 발사' 논의…유럽 '규탄'·미국 '침묵'

유럽지역 5개국 대사 "안보리 결의 명백히 위반"
미국 또 침묵…11월 미 대선 앞두고 '상황 관리'
  • 등록 2020-03-06 오전 7:00:44

    수정 2020-03-06 오전 7:00:44

출처=연합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5일(현지시간) 최근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문제와 관련해 비공개 논의를 진행했다. 유럽국가들은 북한을 향해 “도발적인 행위를 중단하라”고 규탄했지만, 미국은 동참을 거부했다.

안보리는 이날 시리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에 북한 문제를 ‘기타 안건’으로 다뤘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를 금지하고 있는 안보리 대북(對北) 결의를 위반했다는 판단에서다.

회의 직후 상임이사국인 영국·프랑스와 비상임이사국은 독일·벨기에·에스토니아 등 유럽지역 5개국 유엔대사는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시험을 깊이 우려한다”며 “북한은 지난해 5월 이후로 모두 14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런 도발적인 행위들을 규탄한다”며 “국제 평화와 안전뿐만 아니라 지역 안보와 안정을 훼손하고, 만장일치로 채택된 안보리 결의에도 명백하게 위반된다”고 밝혔다.

이들 5개국 유엔대사는 북한을 향해 “선의를 갖고 미국과 의미 있는 비핵화 협상에 나서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번 성명은 안보리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 유럽지역 이사국들은 그동안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 도발을 감행할 때마다 비슷한 논조의 성명을 발표해왔다.

이번에도 미국은 발을 뺐다. 여전히 교착상태이긴 하지만, 북·미 비핵화 협상이 최종 불발된 것도 아닌 데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굳이 ‘긁어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3일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도발과 관련, “단거리 미사일에 반응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바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일 강원도 원산 부근에서 동해상으로 발사체 2발을 발사한 바 있다. 이튿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초대형 방사포라고 보도했지만, 군 전문가들은 사실상 ‘단거리 탄도미사일급’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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