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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이데일리 김아라 기자] “평범함 그 사람이 우리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도 평범하지만 그들처럼 나라를 위해서 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작은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오유경 머내여지도 대표는 지난 18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지금으로부터 무려 100년 전, 머내(현재 용인시 동천동과 고기동의 옛 지명)에서 독립만세운동을 외쳤던 독립운동가들이 100년이 지난 올해에서야 정부로부터 공적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됐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애초엔 머내 지역의 역사적 기록을 책으로 담아내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는 오 대표는 “우연히 3.1운동에 관한 기록들을 알게 됐고 그 덕에 100년 전 태형 90대 형을 받은 16명의 독립운동가들이 서훈을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머내여지도 모임이 만들어진 지 불과 2년 5개월여만의 성과였다.
당시를 회고한 오 대표는 “우리와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수지구청 문서고에서 찾은 범죄인 명부에 담긴 기록들을 고스란히 찾을 수 있었다”며 “바로 읽어내기 쉽지 않은 기록을 머내여지도 모임을 제안한 김창희 선생님의 도움이 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용인시 수지구청 문서고에서 발견한 범죄인명부에는 당시 만세운동 참가자 죄명을 보안법 위반, 형의 명칭을 태 90, 즉결청명을 용인헌병분대로 적혀 있었다. 16명 이름과 당시 나이, 주소, 직업, 즉결 일자 등을 상세히 기록해 독립유공자 포상을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공적 자료가 됐다.
아울러 머내여지도는 당시 만세 행렬이 지나간 옛 지도와 현재 지도를 통해 머내만세운동으로 역사를 다시 깨우게 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오 대표는 “3.29 머내 만세운동 100주년이 되는 올해에는 고기초등학교 앞에 표석을 세울 예정이라 더 의미가 크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주민들이 머내만세운동을 재현하게 될 것”이라며 기대했다. 이번 3월29일에는 1919년 3월29일 용인 수지구 고기동과 동천동에서 일어났던 독립만세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3.29 만세운동 걷기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민 500여명이 고기초등학교에서 낙생저수지 제방, 오룡뜰 앞 게이트볼장을 지내 동천동 머내 주막거리까지 약 5km 구간을 함께 행렬할 예정이다.
머내여지도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교육 현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오 대표는 초·중·고등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는 3.29 머내만세운동 학습교안 모음집을 완성한 것을 지난해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오 대표는 “현재 한빛중학교에서 역사선생님 수업에 쓰인다”라며 “머내지역에 있는 6개 학교에서만이라도 수업에 활용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용인시교육청에도 협조를 요청한 상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