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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서울 피자헛 목동중앙점. 고객이 주문한 피자가 매장 직원 대신 ‘로봇’에 실려 나왔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한국피자헛과 손잡고 국내 최초로 선보인 서빙 로봇 ‘딜리 플레이트’(Dilly Plate)가 그 주인공. 레스토랑 전용 자율주행 서빙 로봇 딜리 플레이트는 오는 19일까지 피자헛 목동중앙점 패스트 캐주얼 다이닝(FCD) 레스토랑에서 점원을 도와 음식을 서빙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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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Lidar(공간 데이터 수집 센서)와 3D 카메라를 동시에 사용해 센티미터 단위의 정교한 주행을 할 수 있다. 숨겨진 두 개의 바퀴에는 개별 모터가 달려있어 마치 유영하듯 자유롭게 움직인다. 1회 충전으로 최대 8시간 지속 주행을 할 수 있다.
기존에 점주와 점원이 하던 일을 분담해 일손을 거듦으로써 매장 내 업무 효율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피자헛 측은 전했다.
조윤상 한국피자헛 마케팅팀 상무는 “딜리가 점원을 도와 피자를 나르는 부담을 덜어주면 점원은 고객 서비스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자율주행 서빙 로봇이라는 미래 기술을 활용해 매장 내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과 고객 서비스를 동시에 높이고자 업계 최초로 서빙 로봇 도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로봇사업 총괄 김용훈 이사는 “이번 시범 운영은 일상 생활에 로봇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다양한 기술을 적용한 배달 로봇을 선보임으로써 로봇과 함께 하는 미래를 앞당겨 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딜리·딜리 플레이트를 포함, 식품·외식업계에 인공지능(AI)과 무인 로봇 기술을 도입하는 ‘푸드테크’(Food tech)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주문부터 메뉴 제조, 서빙, 결제에 이어 고객 상담까지 로봇이 알아서 ‘척척’ 해낸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터치 스크린 방식의 무인 주문결제 단말기 ‘키오스크’(Kiosk) 도입이 활발한 가운데, 서빙이나 배달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로봇 등으로 인건비를 줄이는 시도도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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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을 직접 안내하는 로봇도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 4월 AI기술을 접목한 안내로봇 ‘쵸니봇’과 ‘스윗봇’을 내놨다. 사옥 안내와 사회공헌활동 소개 및 다양한 부가 콘텐츠를 제공한다. 휴대폰으로 사진 보내기, CM송에 맞춰 춤추기 등 유아동 고객층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 얼굴 표정과 연령대를 분석해 맞춤식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는 무인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KFC·맥도날드·롯데리아·던킨도너츠 등은 매장에 키오스크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인건비 부담에 비해 유지비가 적게 들어 고객 편의 증대와 함께 가맹점주들의 운영 효율도 지원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키오스크의 월 유지비는 약정 기간에 따라 24개월짜리는 월 15만원, 36개월짜리는 월 23만원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부터 무인화 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었지만 최저임금 인상 이후 더 급속히 확산하는 추세다”면서 “임대료 인상, 치솟는 생활물가 등으로 인건비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업체들이 무인 시스템 도입을 서두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