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전체 암호화폐시장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이 올들어 최고 수준까지 높아졌다. 특히 이는 지난해말 비트코인이 역사상 최고인 2만달러 근방까지 올라왔을 때와 맞먹는 수준이라 비트코인의 시장 지배력이 재차 강화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시장정보업체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 시총이 전체 암호화폐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7.6~47.7%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올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한 지난해 12월20일 비트코인 가격이 역사상 최고치인 1만9783.21달러를 기록하기 직전인 17일에 기록한 사상 최고 시총 비중인 47.7%에 거의 근접했다.
비트코인은 올들어 가파른 차익실현 물량과 규제 강화에 따른 기관투자가와 큰손 투자자들의 매도세 등으로 인해 6000달러 아래로까지 곤두박질 쳤고 그 와중에 역사상 최저인 36.1%까지 시총 비중이 줄었다. 그러나 이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을 증권(security)이 아닌 상품(commodity)으로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났고, 대신 상대적으로 견조하던 이더리움이 SEC의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로 하락하자 비트코인 시총 비중은 빠르게 회복됐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여타 알트코인들이 고전하고 있는 반면 비트코인을 둘러싼 호재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는 것도 비트코인 강세에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2분기 이후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전년대비 2배 가까이 크게 늘어났고 최근에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승인에 대한 기대감까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ETF 승인이 이뤄질 경우 비트코인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아울러 지난주말 세계 최대 거래소사업자인 ICE와 마이크로소프트(MS), 스타벅스가 손잡고 암호화폐 사용 활성화를 위해 백트(Bakkt)라는 스타트업을 만들어 암호화폐와 법정화폐간 교환과 지급결제 허용 등을 위한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밝히자 비트코인이 또 한 번 주목 받았다.
톰 리 펀드스트랫 애널리스트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기관투자가들이 유입될 수 있는 잠재력이 크게 부각되면서 투자자들도 `어려운 장세에서 최선의 투자처는 비트코인`이라는 판단을 내린 듯 하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비트코인은 약세장에서도 6000달러 이하로는 절대 떨어지지 않았다”며 “최근에도 시장 우려감 속에서도 비트코인은 가격과 변동성 모두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무너지지 않으면서 시장 지배력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암호화폐시장 전체에도 좋은 신호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