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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없이 안주한 모닝·스파크의 몰락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산 경차 판매량은 총 6만1124대로 전년 동기(7만434대)대비 13.2% 감소했다. 지난 2016년(8만5553대) 상반기와 비교하면 2년 사이 30%가량 줄어든 수치다.
경차시장 1, 2위를 다투던 기아차 모닝과 한국GM 쉐보레 스파크가 나란히 동반부진의 늪에 빠진 영향이 컸다.
모닝은 올 상반기 2만9612대가 팔리는 데 그쳐 전년 동기(3만6638대)보다 판매량이 19.1% 줄었다. 지난해 1월 완전변경(풀체인지) 신형 모델이 출시됐던 점을 고려하면, 통상 풀체인지 출시를 앞두고 수요가 줄어드는 2016년(3만5005대)과 비교해서도 판매량이 감소한 점은 모닝의 인기가 확실히 사그라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스파크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신형 모델 출시 효과로 모닝을 제치고 4만776대를 판매, 경차시장 1위를 차지했던 지난 2016년과 비교해 56.8% 감소한 1만6887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2만3937대로 1년 만에 반 토막이 난 데 이어 또다시 29.5% 줄어든 실적이다. 올 초 발생한 군산공장 폐쇄 등 GM 철수설로 불거진 브랜드 경쟁력 감소에 따른 결과라고 보기엔 이미 이전부터 수요 감소 현상이 뚜렷했다는 뜻이다.
‘펫심·자영업자’ 저격한 레이의 성공
그 사이 레이는 지난해 12월 시장 트렌드에 발맞춘 상품성 개선 이후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올 상반기 레이는 전년 동기(9859대)보다 48.3% 늘어난 1만4625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레이의 최근 3년간 가장 높은 판매 실적이다.
가장 큰 변화는 최근 반려동물시장의 성장에 발 맞춘 ‘펫심(Pet+心)’ 저격이다. 기아차는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레이에 업계 최초로 반려동물 패키지 ‘튜온 펫’을 적용했다. 펫 패키지는 이동식 케이지, 카펜스, 2열용 방오 시트커버로 구성돼 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시승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옆면이 평평한 박스카 형태의 디자인은 자영업 종사자들에게 큰 인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이다. 차 옆면에 랩핑을 하면 움직이는 광고판 역할을 할 수 있는 데다, 레이만의 특징인 2열 동승석 방향의 ‘와이드 오픈 슬라이딩 도어’는 큰 짐을 싣고 내리는 것을 편리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실제 레이 고객 중 자영업자 비중은 19%로 기아차 전체(13.7%)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레이의 부분변경 모델 출시 당시 업계에선 신차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동력성능의 변화가 없는 데다 최근 국내 경차시장이 급속도로 쪼그라들고 있던 추세였기 때문이다. 실제 기아차 내부에서도 레이의 월평균 판매량을 1500대 수준으로 기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러한 관측과 달리 시장의 트렌드에 발맞춘 상품성 개선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저격하는 데 성공적이었고, 이는 곧 판매량의 급증으로 이어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레이의 상품성 개선 모델이 예상 외의 호평을 받으며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며 “특히 실내 공간성이 장점인 밴 모델의 판매량이 급증했고, 최근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고객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팻 패키지를 찾는 이들도 많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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