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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떠나 전용기를 이용해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9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으로 이동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공동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는 무역 불균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에 앞서 지난 해 기준 3470억달러(약 388조원)에 달하는 대중 무역적자를 해소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게다가 지난 8월엔 트럼프 대통령이 미 무역대표부(USTR)에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조사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이번에 양 정상이 만나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한 번 이 문제를 테이블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국제문제연구소의 장저신 연구원 역시 최고경영자(CEO) 기질이 다분한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하며 “비즈니스 협상이나 새로운 무역 협약 없이 빈 손으로 귀국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기 위해 미국 제조업 등에 대한 투자를 약속하며 무역 불균형 문제를 풀어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의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와 골드만삭스가 최대 5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미국 제조업에 투자하는 방안이 이미 논의됐고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기간에 발표될 전망이다. WSJ는 중국이 이같은 투자를 통해 미국 기업의 진출을 돕는다는 시그널을 주고 대중 무역 적자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를 얻어낼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차원의 대북제재에는 동의하지만 단독 제재를 확대하거나 제3자 제재(세컨더리 보이콧)은 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제재 수위를 강화해야하며 이에 중국이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직전 중국 CC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를 위협하는 것이 북한”이라며 “중국이 주장하는 쌍중단(북한은 미사일 도발을, 한국과 미국은 연합군사훈련을 동시에 중단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더 강한 대북 제재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두 정상이 만나지만 이견만 확인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주요2개국(G2) 정상이 함께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는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빈 이상의 예우를 예고하며 양국 관계의 새로운 국면을 모색하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으로 중국의 성장과 굴기를 과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마친 후 리커창 총리와 경제 분야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저녁께 시 주석이 주재하는 환영 연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이후 10일 오전 별 다른 일정 없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베트남 다낭으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