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클럽]한국전력, 전기요금 인하 우려는 과도하다

  • 등록 2016-01-26 오전 6:08:08

    수정 2016-01-26 오전 6:08:08

[류제현 KDB대우증권 연구원]2008년~201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한국전력은 2014년 반등에 성공한 후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3년 200%를 넘어섰던 부채비율도 165%로 개선될 전망이다.

주가도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호실적에 화답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주가가 추가 상승하지 못하고 횡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기업인 한국전력 실적이 이렇게 좋다면 결국 전기요금을 인하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우려 아닌 우려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있어 선심성 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경계감이 높아진 상태이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는 과도하다는 생각이다. 설사 정부가 전기요금을 인하하더라도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과도한 수준(10% 인하 가능성)의 인하폭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 이유는 첫째, 정부가 배당 증액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의 예상 배당액 중 정부의 몫은 46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최근 세수가 부족한 정부로서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둘째, 지속적인 재무 구조 개선에 대한 필요성이다. 최근 실적이 개선됐지만 부지매각 분을 제외한 자유현금흐름은 적자상태이다. 요금 5%만 인하해도 약 2조7000억원의 현금흐름 손실이 나타난다.

셋째, 섣부른 전기요금의 인하는 전력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2013년 요금 인상 이후 수요 둔화로 공급 예비율은 안정적 수준으로 상승했는데, 이는 정부의 장기 목표와도 부합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전은 장기적으로 발생할 잠재적 비용도 고려해야한다. 파리기후협약 타결 이후 온실가스 감축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화석연료를 통한 전력을 생상하는 한국전력은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비용을 감안해야한다. 지난해 12월 초 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한국전력은 전기요금 인하 여력을 환경부담금 충당을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전력의 주가는 최근 상승에도 불구 아직 주가순자산비율(PBR) 0.5배 수준에 불과한데, ROE 개선 폭을 감안하면 역사적으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한국전력은 1~2년 내 역사적으로 처음으로 투자비가 감소 추세로 전환되며 주주현금흐름이 개선될 전망이다.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인하 우려가 줄어들 경우 주가의 리레이팅을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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