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동 조폐公 사장 "수출통해 경영난 해소·신규수익 창출"

"5만원권 발행후 경영환경 악화..사업다각화·수출로 극복"
"페루 화폐 수출..임직원 1500명이 단결한 결과"
  • 등록 2014-06-20 오전 8:00:04

    수정 2014-06-20 오전 8:00:0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5만원권 발행 이후 경영환경이 어려워졌지만 해외수출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국가경제 발전에도 기여하겠다.”

김화동 한국조폐공사 사장(56·사진)은 20일 “1951년 창립 이래 63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수출 5000만달러(한화 약 509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폐공사는 매출의 10% 가량을 수출로 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페루에 은행권 3억500만장을 수출하는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유럽 국가들과의 쟁쟁한 경쟁 속에서도 97억1300만원 가량의 수익원을 확보한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위조방지 기술력 덕분이었다.

김 사장은 “완제품 지폐를 수출한 것은 페루가 처음”이라며 “줄어든 사업물량을 회복하고자 1500명의 임직원들이 사업다각화 및 생산능력 제고 등을 위해 한마음으로 힘을 합친 결과”라고 강조했다.

조폐공사가 해외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5만원권 발행 때문이다. 조폐공사의 설립목적 및 주된 사업은 한국은행이 발주하는 화폐(은행권)와 주화(동전)를 생산하는 일이다. 그런데 꼭 5년 전인 2009년 6월부터 5만원권 발행이 시작되면서 1만원권 5장 찍던 것을 5만원권 한 장 찍는 것으로 대체하게 됐다. 2000년대 이후 신용카드 사용 보편화로 현금사용이 이미 급감한 상황에서 실적이 더욱 악화된 것이다.

실제 조폐공사가 찍어낸 은행권은 2008년까지만 해도 17억1000만장에 달했다. 그러나 5만원권 발행이 시작된 2009년엔 9억9000만장으로 급감했고, 2011년엔 4억1000만장까지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5억8000만장으로 소폭 늘어났지만, 2008년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조폐공사는 외교부, 안전행정부, 우정사업본부 등에도 공무원카드, 우표 등을 납품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권 발행을 포함한 정부 발주 물량을 모두 합해도 공사의 생산능력 대비로는 60%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민간회사에 납품하는 각종 상품권, 기념주화, 신분증이나 해외 수출 등으로 충당하고 있다.

그런데 5만원권 발행 이후 민간 발주 물량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자기앞수표 사용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김 사장은 “개별 은행으로부터 발주를 받는 자기앞수표는 조폐공사의 주요 수익원이었다”라며 “생산 여력이 남아돌게 되면서 이를 활용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사업다각화를 꾀하는가 하면,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 영국에서 수입하던 백화점 상품권 생산을 조폐공사에 맡기게 된 것도 이때부터였다. 김 사장은 “백화점 상품권은 100만원권짜리도 있기 때문에 위·변조 방지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리고, 품질보장 능력을 보여줬다”며 “지속적으로 설득한 결과 현재는 전체 백화점 상품권의 90%를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폐공사는 이같은 경영개선 노력을 인정 받아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B등급을 받았다. 지난해엔 C등급보다 한 단계 도약한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수출액 5030만달러(한화 약 513억원)를 달성, 오는 11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로부터 ‘수출의 탑’을 시상받을 전망이다.

김 사장은 “계약기간이 1년인 이스라엘, 리비아 중국 수출에 대해 장기계약을 맺어 연속적인 수주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주민등록증과 전자여권 수출 방안을 검토하는 등 앞으로도 공사의 역할 확대 및 신규수익원 창출을 끊임없이 고민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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