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브리핑]지나간 날은 모두 뒤로

  • 등록 2012-07-16 오전 8:26:01

    수정 2012-07-16 오전 8:26:01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고통의 시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주 스페인의 구제금융 지원 합의를 반길 새도 없이 갖가지 악재가 터져 나왔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의 경제지표들은 크게 위축됐다.

여기에 중국 성장세마저 눈에 띄게 둔화되면서 주식시장은 기댈 곳을 잃은 분위기다. 이제 2분기 실적발표기간이 본격화되지만,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크다. 한국 기업뿐 아니라 미국 기업의 성적표도 별로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경기 불황이 유럽에 이어 전 세계로 번지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정하기 싫어도 사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이 오고 있는 것이다.

마냥 실망만 하고 있을 것인가. 주식시장은 현재보다는 미래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시장이다. 또 불확실한 것을 가장 싫어하는 시장이기도 하다. 악재도 공개되는 순간 더는 악재가 아니게 되는 곳이다.

이런 현상은 바로 이런 상황에서도 중국 경제성장률(GDP)이 발표된 지난 13일에도 확인할 수 있다. 이날 중국은 실망스러운 성장률을 발표했지만, 코스피지수는 오히려 상승했다. 중국 2분기 GDP 성장률은 7.6%로,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GDP에 대한 걱정이 많았고, 실제도 예상보다 부진한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결과가 발표된 순간부터 투자자들은 `앞으로`에 더 주목하는 것이다.

만약 하반기 성장률이 더 둔화될 것으로 보였다면, 시장은 불안감에 떨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중국 정부가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하반기에는 다시 8%대 성장률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도 시장을 위쪽으로 이끌었다.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 소식이 부정적이긴 하지만, 지난 주말 이탈리아 단기채 입찰이 순조롭게 진행됐다는 점에서 시장의 걱정은 제한될 전망이다. 3년 만기 국채입찰에서 낙찰금리는 4.65%로 2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이 걱정했던 부정적인 재료들이 상당히 노출된 만큼, 당분간 호흡을 가다듬는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표나 기업 실적 등을 통해 경기 둔화 강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딱히 호재가 없더라도, 이보다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단기적으로 기술적 반등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번 주 발표가 예정된 주요 국가들의 경제지표들을 확인하며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해야 할 시점이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의회에 출석해 어떤 진단을 내놓을지 살펴보고, 미국 소매판매, 산업생산, 주택착공 지표들도 챙겨볼 필요가 있다. 또 골드만삭스 IBM 인텔 등 미국 기업들의 실적도 눈여겨봐야 한다. 호흡을 조금만 더 길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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