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의 인식이 달라졌다. 여전히 위기를 말하지만, 과거에 비하면 자신감이 부쩍 붙었다. 이 회장은 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2`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지난 2007년 1월 이 회장은 앞서 가는 일본과 쫓아오는 중국 사이에 한국이 끼어 있다는 일명 `샌드위치론`을 얘기했다. 당시 이 회장은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 가고 있고 우리는 샌드위치 돼있다"라며 "이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참 고생을 많이 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 것이 우리 한반도"라고 경고했다.
지난 2일 삼성그룹 신년하례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났을 때도 이 회장은 "삼성전자의 위치가 예전보다 좀 달라졌으니 앞으로 삼성전자가 어떻게 가야 할지 구상하고 여러 가지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긴장의 끈을 완전히 늦추지는 않았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부스를 둘러본 소감을 묻자 "정신을 안 차리고 있으면 금방 뒤지겠다는 느낌이 들어서 긴장이 된다"며 "우리가 (선진국보다) 앞서 가는 것도 몇 개 있지만, 더 앞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삼성 부스 가운데 시장을 선도할만한 제품이나 기술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TV라든지 갤럭시폰이라든지 몇개 있지만, 만족하지 말고 더 다양한 분야에서 더 깊이, 더 넓게 가져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CES 참관 후 사장단과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묻자 이 회장은 "더 깊이 미래를 직시하고, 더 멀리 보고, 더 기술을 완벽하게 가져가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미래에 대해 충실하게 생각하고 상상력, 창의력을 활용해서 힘있게 나아가자고 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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