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브리핑)꼬리무는 악재..변동성 장세 지속

  • 등록 2010-05-31 오전 8:50:00

    수정 2010-05-31 오전 8:50:00

[이데일리 문정현 기자] 지난주말 주식과 원화 가치가 급등하며 금융시장이 간신히 한 숨을 돌리나 했더니 주말동안 유럽에서 반갑지 못한 소식이 나왔다.

지난달 28일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스페인 국가신용등급을 `AA`로 내린지 꼭 한 달 만에 피치도 스페인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내린다고 밝힌 것이다. 피치는 "민간 및 대외부채를 낮추는 과정이 중기적으로 스페인 경제성장을 저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강등 배경을 밝혔다.

폐장 후 발표로 유럽 증시는 충격에서 비켜났지만, 미국 증시는 소비지표 부진과 맞물려 12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27일, 28일 양일간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정학 리스크로 인한 상승분을 반납하며 1190원대로 급락했고, 시장참가자들은 "아래쪽으로 방향이 바뀌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놨었다. 하지만 스페인발 악재로 유로존 우려가 되살아나면서 기대가 현실이 되기에는 아직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외국인이 10거래일만에 주식시장에서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최근의 차익실현 움직임이 일단락됐다고 보기에는 성급한 시점이다.

다행히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이라는 심리 때문인지 채권에 대해서는 매수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과 국내 환율 급등락으로 인해 안심하긴 어렵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주 채권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유럽 위기가 리먼사태와 같은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외국인의 급격한 채권 매도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외국인 채권매수 중 일부가 원화 강세에 베팅했을 가능성이 있어 환율에 민감한 포지션을 추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외국인이 보유한 채권 가운데 만기 1~3년 구간이 상대적으로 환율 변동에 민감할 것으로 봤으며, 규모는 약 6조7500억원으로 추정했다.

외국인의 채권매도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주식에 이어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의 이탈이 감지될 경우 환율 상승이 가속화될 수 있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다만 오늘 달러-원 환율은 악재에 대한 학습효과가 어느 정도 작용하며 지난주 초와 같은 폭등세를 보이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월말 수출업체 달러매도(네고) 물량도 상승압력을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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