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 19일 인천 송도경제자유특구지역에 위치한 본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국내 제약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식약청이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다소 도발적인 주장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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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회장은 "한국 식약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가장 기업마인드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규제 기관이 기업의 편의를 봐주기만 하면 외국 시장에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되않으며, 식약청이 세계수준에 올라서야 제약산업도 세계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이 이 같은 주장을 하게 된 배경은 그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한해의 절반 이상을 나라밖에서 일을 해 온 그는 식약청이 승인한 자료를 가지고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 의약품 허가 관련 일을 하다가 퇴짜를 맞는 일이 적지 않았다. 그 덕에 한국을 오가며 자료를 다시 준비해야 했다.
한국 제약산업의 규제기관인 선진국에 비해 느슨하게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적인 측면에서 과다한 지출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물론, 식약청이 무조건 제약사들을 옥죄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는 명확한 규제를 가할 수 있는 글로벌 수준의 기관이 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의 인적·물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제약기업들은 아직도 국내 시장에 대해서만 얘기하고 있다"며 "국내 시장은 기본적으로 건강보험재정에 좌지우지되는 제로섬게임을 하는 곳으로, 여기에만 집착해서는 정답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3년 뒤인 2013년에는 2000조원이 넘는 거대 시장이 열리게 되는데, 세계 11~12번째 경제대국인 한국은 이 분야에 있어서 만큼은 동남아 수준에 불과하다"며 "정부정책으로 손해보는 1~2조에 신경쓰기 보다는 2000조 시장에서 얼만큼을 가져와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사에 대한 소개보다는 바이오·제약 산업분야의 전반적인 현황설명에 방점을 둔 서 회장도 셀트리온의 강점과 비전에 대한 소개를 잊지는 않았다.
그는 "셀트리온은 미국 FDA로부터 승인을 받은 생산설비(제1공장, 5만리터 규모)를 갖추는데 지난 2003년부터 착수해 3000억을 투입했다"며 "다른 기업들이 이 같은 시설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한 5~6년은 무조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는 다른 것들은 차치하고서라도 다른 회사들에 비해 시간적으로 5년 이상 앞서 있다는 것을 뜻한다"며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신약(바이오)을 만드는 것이며, 빠르면 다음달 내로 이와 관련한 좋은 성과를 발표하게 될 수도 있다"고 귀뜸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개발중인 자체 바이오시밀러 제품 생산 및 계약 생산 등 설비에 대한 수요증가를 충족시키기 위해 각각 9만리터규모의 제2공장과 제3공장을 송도경제자유구역 내에 짓고 있다.
이 회사는 선진국 시장에 종합적인 유통망을 갖춘 `Hospira`와 판권계약 체결을 통해 미국, 유럽, 호주, 뉴질랜드 시장에서 제품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대만, 중국, 인도 등 10여개의 비선진국 시장에서는 각 지역의 상위 제약회사를 선정해 독점판매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제품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서정진 회장 약력
▲1957년 청주 출생 ▲건국대 산업공학과 졸업, 동대학원 경영학 석사 ▲1983년 삼성전기 입사 ▲1991년 한국생산성본부 전문위원 ▲1992년 대우자동차 상임경영고문(전무대우). 한국품질경영연구원장. ▲2000년 넥솔바이오텍 설립(사장) ▲2000 넥솔넷 대표이사 ▲2000년 넥솔텔레콤 대표이사 ▲2002년 셀트리온 회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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