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한국과 중국 간 항공 자유협정 체결을 계기로 동북아 3국의 하늘이 연간 시장 규모 1000억달러(100조원)에 달하는 황금 시장으로 뜨고 있다. 항공업계는 최신 비행기 구매를 서두르고 노선을 재정비하는 한편, 저가 항공사 설립을 통해 급증하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10년 한·중·일 하늘 개방
한국과 일본은 2007년 말 항공 자유화 협정을 맺었다. 도쿄~서울 노선을 제외한 양국의 모든 노선 취항이 무제한 허용된다. 한국과 중국도 2010년부터 양국 노선을 전면 개방키로 했다. 새로 열리는 시장 규모는 엄청나다. 한·중·일 세 나라의 인구는 15억 명. 세계 인구 4분의 1에 해당하는 잠재 고객을 가지고 있다. 작년 3개국을 오간 항공 승객은 1560만 명. 동북아 하늘에 570억달러(57조원)가 뿌려졌다. 올해는 17%가량 늘어난 670억달러(67조원) 시장이 될 전망이다. 서울올림픽 이후 한국의 해외 여행객이 급증했듯이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의 해외 관광객수가 매년 20% 이상 늘 것으로 예상돼 5년 안에 연간 1000억달러(100조원) 시장이 열릴 것으로 항공 업계는 보고 있다.
◆외국 국적 항공사 '우회 상륙' 논란
일본·중국 항공사들의 한국 노선 취항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중국의 오아시스 홍콩 에어 등 3개사, 일본의 홋가이도 국제항공 등 4개 저가 항공사가 한국 노선 취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세계 4위(국제 여객 수송 기준)의 항공사인 싱가포르 항공이 인천시와 손잡고 저가 항공사인 인천타이거항공을 출범시켜 국내 항공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한·중·일 노선은 3국 국적 항공사에만 문호가 열려 있는데, 싱가포르에어가 인천시와 합작할 경우 인천공항을 거점으로 동북아 국제 항공시장 진출이 가능해진다.
말레이시아 저가 항공사인 에어 아시아를 비롯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호주, 인도의 20여 개 저가 항공사들도 한국을 통한 동북아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함대영 제주항공 고문은 "동북아 3국이 항공자유 협정을 체결한 이유는 자국 항공 산업 발전을 위한 것"이라며 "3국 협정에서 제외된 나라의 국적 항공사가 지방자치 단체와 합작해 국내·국제선에 취항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도 "무늬만 합작사이지 실제 운영은 싱가포르가 주도할 것"이라며 "힘들여 개척한 동북아 항공 시장에 대한 우회 상륙을 허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