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쿼드러플 위칭데이를 맞았던 12일 국내 주식시장은 외국인의 매도공세에 힘없이 무너졌고 코스피 지수는 4개월만에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이날 하루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9731억원이었고 코스피 지수는 42.31포인트 빠진 1739.36으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이처럼 대규모 순매도를 보인 건 사실 그다지 낯선 풍경만은 아니다. 외국인은 올 1월 두 차례나 1조원대의 순매도를 보이면서 당시 21거래일 연속 순매도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상황 자체가 다르다. 당시는 미국에서 시작된 서브프라임 충격으로 인해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금조달 자체가 급한 시기였다. 유동성이 풍부한 국내 시장이 외국인의 주요한 돈줄이 돼 준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
신흥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성장 둔화가 예상되면서 수출기업들의 이익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연히 아시아 증시 전체의 투자매력도 감소했다. 전일 대만 증시에서도 외국인이 5000억원대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자금을 회수해 갔음이 이를 반증한다.
관건은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인가다. 어제와 같은 대규모 매도가 다시 나타날 가능성은 적지만, 일단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그렇다`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선물시장 현황을 보면 어느 정도 유추가 가능하다. 업계에 따르면 선물시장 외국인의 경우 이번 만기를 맞아 3만2000계약의 매도 포지션을 다음 월물로 넘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해결의 실마리는 외국인 매도를 촉발한 유가급등과 인플레 우려 등 해외변수에서 찾아야 할 듯 싶다. 물론 코스피 지수가 단기 고점인 지난 5월19일의 1901.13에서 160포인트 가량 내려온 만큼 기술적 반등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편이다.
밤사이 뉴욕증시도 소폭 오른 채 마감해 전날의 폭풍 장세에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다시 추세적 상승으로 돌아갈 것인가라는 물음에 시장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젓고 있다.
바닥은 확인한 듯 보이지만 그렇다고 랠리가 다시 이어지기에는 글로벌 경제 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외국인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인플레 우려로 인한 상처가 너무 깊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