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의 야후 인수 시도는 그동안 재무적 인수자의 기세에 눌려있던 전략적 인수자, 특히 기업이 M&A 시장의 주고객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M&A 업계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분석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MS는 야후의 전일 종가에 62%의 프리미엄을 얹은 주당 31달러(총 446억달러)에 야후를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구글 잡기 나선 MS`..야후 인수 제안)
지난 2년간 지속적으로 약세를 나타낸 야후의 주가가 올들어서도 18% 가량 급락한 이후 나온 조치였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500 지수도 지난해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로부터 11% 하락한 상황이어서 다른 기업들이 매물을 찾아나서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기업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M&A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저금리 시대의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매년 성장세를 구가하던 M&A 산업은 지난해 상반기를 정점으로 급속히 위축됐다. 2조4000억달러를 기록한 2007년 상반기 이후 M&A 시장은 3분의 2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하면서 은행과 투자자들이 M&A의 실탄인 대출을 중단했기 때문이었다.
전략적 인수자란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기업을 인수하는 매수자를 말한다. 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른 회사를 합병하는 기업이 이에 해당한다.
전략적 인수자에게 있어 경쟁 상대인 재무적 인수자가 실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기업 주가가 급락하는 현 금융시장 상황은 둘도 없는 기회인 셈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지난달 미국 최대 모기지 대출업체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을 약 40억달러에 사들이기로 합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서브프라임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컨트리와이드의 주가는 2007년 한 해 동안 79% 폭락했다.
주로 재무적 인수자의 면모를 보여온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도 최근 들어서는 전략적 인수자의 행보를 걷고 있다. 지난달 버크셔 해서웨이는 제조와 서비스 등 125개 이상의 사업부를 거느린 마몬 홀딩스 지분 60%를 45억달러에 사들였다. 버크셔가 보험업 외에 성사시킨 인수 건 가운데 가장 큰 규모였다. (관련기사 ☞ 버핏, 또 기업인수…美 마몬홀딩스 샀다)
미국계 투자은행 머칸티 그룹의 짐 다킬라 매니징 디렉터는 "재무적 인수자들이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한 채권을 발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장 판도가 변하고 있다"며 "전략적 인수자들이 M&A 시장에서 우위에 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 소재 모간 조셉 앤 컴퍼니의 랜디 램퍼트 매니징 디렉터도 "미국 경제가 후퇴(recession)국면에 접어들고,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불리한 시장환경을 역으로 이용하려는 투자자들이 M&A 시장에서 포지션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