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에 비해 강도는 낮았지만 아시아 통화에 대해 유연한 환율 대처를 요구했던 G7회담 결과로는 아시아 통화의 강세를 이끌기는 부족하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G7회담이 이렇게 끝나자 20일까지 열릴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도 환율 문제가 거론되더라도 더 강한 입장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엔 약세는 다소 과장되지도 않은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보인다. 후쿠이 도시히코 일본은행 총재도 "BOJ는 서서히 통화긴축을 단행할 것이며 결코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해 엔 약세를 부추겼다.
다만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 관련 송금수요 유입이 기대되고 있어 박스권 하단을 뚫고 내려서기도 부담스럽다. 또 엔/원 환율 하락에 따른 경계감도 형성되고 있다. 엔/원 환율 하락을 막기 위해 정부가 나설 수 있는 수단이 그리 많지 않은 게 사실이고 지난 6월 이후부터 시장 개입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장 참가자들의 자율 경계감이 형성될 만한 시점이다.
답답한 장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기관들은 포지션 설정보다는 수급에 따라다니는 양상이다. 수급을 지켜보면서 박스권 대응 정도가 편해보인다.
장순호 우리선물 연구원은 "엔/원 환율 반등으로 국내시장에서의 달러매도는 주춤과, 외국인 주식 순매도에 따른 달러 매수와 연결될 경우 환율이 오르겠지만 960원 부근의 네고 매물 출현을 과연 감당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달러/엔이 장중 급상승하지 않는 한 960원을 위로한 박스권내에서 횡보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