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전망)약한 엔화와 덜 약한 원화

  • 등록 2006-09-19 오전 8:28:50

    수정 2006-09-19 오전 8:28:50

[이데일리 황은재기자] 달러화 가치가 엔화에 대해 5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역외차액결제선물환 시장의 달러/원 환율은 0.5원의 레인지 속에 갖혔다. 19일 달러/원 환율 역시 950원대 후반의 좁은 레인지를 깰 요인이 없어 보인다.

지난 4월에 비해 강도는 낮았지만 아시아 통화에 대해 유연한 환율 대처를 요구했던 G7회담 결과로는 아시아 통화의 강세를 이끌기는 부족하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G7회담이 이렇게 끝나자 20일까지 열릴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도 환율 문제가 거론되더라도 더 강한 입장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엔 약세는 다소 과장되지도 않은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보인다. 후쿠이 도시히코 일본은행 총재도 "BOJ는 서서히 통화긴축을 단행할 것이며 결코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해 엔 약세를 부추겼다.

대외 여건을 보면 환율은 960원은 훌쩍 뛰어넘었어야 하지만 국내 시장은 다시 수급장으로 가고 있다. 이벤트성 결제수요가 마무리됐고 미뤘던 네고가 다시 출회될 것으로 보여 시장 환경은 여기서 추가로 상승하지 못한다면 아래쪽을 보려고 할 것이다.

다만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 관련 송금수요 유입이 기대되고 있어 박스권 하단을 뚫고 내려서기도 부담스럽다. 또 엔/원 환율 하락에 따른 경계감도 형성되고 있다. 엔/원 환율 하락을 막기 위해 정부가 나설 수 있는 수단이 그리 많지 않은 게 사실이고 지난 6월 이후부터 시장 개입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장 참가자들의 자율 경계감이 형성될 만한 시점이다.

한편 달러화는 FOMC를 기점으로 현재의 강세기조가 다소 꺾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 미국의 금리 동결과 유로존의 금리 인상 가능성 고조 때문. 그러나 달러/엔은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를 고려하면 엔화 약세가 진정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일본의 경기회복속도가 둔화되면서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약화되고 있다.

답답한 장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기관들은 포지션 설정보다는 수급에 따라다니는 양상이다. 수급을 지켜보면서 박스권 대응 정도가 편해보인다.

장순호 우리선물 연구원은 "엔/원 환율 반등으로 국내시장에서의 달러매도는 주춤과, 외국인 주식 순매도에 따른 달러 매수와 연결될 경우 환율이 오르겠지만 960원 부근의 네고 매물 출현을 과연 감당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달러/엔이 장중 급상승하지 않는 한 960원을 위로한 박스권내에서 횡보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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