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기·다리미 사는 남자 급증

조기 퇴직·독신 늘기 때문
  • 등록 2006-07-04 오전 8:28:02

    수정 2006-07-04 오전 8:28:02

[조선일보 제공]


“스팀청소기로 방 바닥을 바로 닦으면 구석으로 밀려나온 먼지 뭉치를 다시 손으로 닦아 줘야 해요. 그래서 진공청소기 기능까지 함께 있는 제품을 구입했죠.” 회사원 안모(32·서울 서초동)씨는 최근 인터넷 쇼핑몰에서 ‘한꺼번에 쓸고 닦는’ 진공스팀청소기를 장만했다.

안씨는 “진공청소기도 먼지 주머니를 교체해줘야 하는 것은 구식이죠. 주머니 없이 음이온까지 발생하는 게 나왔고, 진공스팀청소기도 바퀴를 달아 청소할 때 힘이 덜 들게 한 제품까지 나왔어요” 라며 해박한 지식을 자랑했다.

그는 “조만간 ‘기능은 많은데 덩치는 작고 편리한’ 미니오븐도 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소기·스팀다리미·미니오븐·복합 전자레인지 같은 전형적인 ‘살림용’ 가전(家電)에 거의 관심조차 없던 남성들이 최근 주요 소비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G마켓이 4~5월 생활가전 제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남성 소비자 구매 비율이 32%에서 44%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홈쇼핑도 같은 기간 남성 생활 가전 매출이 작년 12%에서 올해 20%로 증가했다.

유닉스전자도 “작년 ‘은나노 스팀청소기’ 구매자 중 남성은 14.7%에 그쳤지만 올해 내놓은 ‘래픽스 투인원 스팀진공청소기’는 남성고객 비율이 39.2%에 달했다”고 밝혔다.

삼성경제연구소 최순화 박사(마케팅)는 “독신자·조기퇴직자처럼 ‘집안일을 해야만 하는 남성’이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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