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주택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아직도 2~3년 전 공급 과잉 탓에 고생하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그러나 강남 테헤란로변이나 역세권, 대학가 주변 등 입지(立地)가 좋은 지역은 최근 빈방이 급격히 줄고 있다. 8·31 부동산 대책 이후 전셋값이 뛰면서 임대료가 싼 원룸 수요가 늘어난 것. 새로 지어서 깨끗하고, 냉장고·세탁기·가구 등 이른바 풀옵션(full opt ion)을 갖춘 집은 선호도가 높다.
원룸 사업자의 폭도 다양해지고 있다. 노후 재테크 수단에 목마른 50~60대 은퇴자뿐만 아니라 30~40대 직장인이나 사업가도 원룸 사업에 나서고 있다. 수목건축 서용식 사장은 “빈방이 줄고 임대수익률이 높아지면서 불과 1년 전만 해도 뚝 끊겼던 컨설팅 문의가 적잖게 들어온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원룸 사업에는 어느 정도 투자비가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서울의 경우, 땅값과 건축비를 포함해서 10억~13억원은 든다고 말한다. 땅은 최소 60평이 넘어야 한다. 이 경우 건물은 5층까지 올리고, 10평 안팎 원룸을 7~8가구쯤 지을 수 있다. 주차장은 가구당 한 대꼴로 확보해야 한다.
서 사장은 “건축비를 조금 더 들여 건물 외관이나 내부 마감을 차별화하면 임대료도 올라가고, 세입자 유치도 쉽다”고 말했다.
원룸 사업의 성패는 역시 입지조건이다. 지하철 역세권이 같은 평수라도 임대료를 더 받는다. 신촌역 인근 7~8평짜리 원룸은 전세 기준으로 5000만~6000만원 선으로 다른 대학가보다 500만~1000만원쯤 비싸다. 교통이 좋고, 주변에 학교도 많아 빈방 구하기가 쉽지 않다. 최근 원룸이 많이 들어선 봉천동 낙성대역 부근은 6~7평 원룸이 전세로 4000만~4500만원, 2호선 서울대입구역은 5000만~6000만원쯤에 임대료가 형성된다. 이곳은 지하철역이 가까워 직장인과 서울대, 숭실대 등 대학생 수요가 많은 편이다.
원룸은 철저한 준비와 관리 노하우가 중요하다. 투자에 앞서 대상 지역의 시장 조사부터 하는 게 좋다. 시간과공간 한광호 사장은 “학생이라면 가격이 싸야 하고, 직장인이 많은 곳이라면 가격보다 편의 시설과 서비스가 좋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촌의 신서강부동산 관계자는 “아무리 수요가 많아도, 비싼 땅을 사서 원룸을 지으면 남는 게 없다”고 지적했다. 뉴타운 예정지는 수용 가능성이 있어 투자를 피해야 한다.
원룸 사업에 관심이 있다면 틈틈이 보일러나 수도에 관한 기술을 익혀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시설 보수비를 절약할 수 있다. 원룸은 오래될수록 인기가 떨어진다. 따라서, 건물이 낡기 전에 팔거나 리모델링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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