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공동락기자] 한화증권은 전세계적인 금리인상 추세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금리인상보다는 인하의 개연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리를 인하할 경우 경기에 대한 비관론 확산 등의 불안 요인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금리, 6 월 중순 이후 꾸준히 하락했지만, 실제 하락 폭은 크지 않아
6월 중순 고점 이후 꾸준하게 금리가 내리고 있다. 같은 기간 동안 추경 논의나 외환시장 안정용 국채 발행 얘기가 있었고 미국에서는 금리 인상까지 단행되었음을 감안하면 채권 매수심리가 얼마나 강한지 가늠할 수 있다. 물론 예상보다 작은 7월 국채발행 계획같이 하락 요인이 금리 하락을 부추긴 측면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정작 관심을 갖는 것은 각 요인뿐 아니라 그것들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다. 시장은 금리 인상 요인과 인하 요인에 다소 비대칭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변화가 있다. 금리가 지난 3월과 5월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러 금리 상승 요인을 헤치고 금리가 내려가서 심정적으로는 상당한 강세다싶지만, 실제 하락 폭은 국고채 3년물을 기준으로 할 때 전주 동안 7bp, 6월 중순 고점으로부터 15bp 정도에 불과했다.
◇정책금리 변경에 대한 기대와 실제가 문제
왜 금리는 이렇게 다람쥐 쳇바퀴 돌듯 움직이고 있는가? 우리 판단으로는 정책금리에 대한 인하전망과 실제 인하를 단행할 것인지에 대한 의심, 그리고 금통위와 한은 총재의 콜금리 인하에 대한 부정적 입장이 지금의 상황을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이에 따라 지난 몇 달 동안에는 전혀 관심을 끌지 못했던 금통위가 이번달(7월 8일 목요일)에는 상당한 관심을 끌 것으로 보고 있다.
◇내수와 코어물가상승률을 보면 금리 인하 전망은 이유 있어
기본적으로 우리는 세계적인 금리 인상 사이클에도 불구하고 콜금리의 연내 인상/인하 가능
성 모두 낮다고 본다. 특히 적어도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없다고 전망한다. 금리 인상을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조건이 해결되어야 하는데 현재의 상황과 가까운 미래에 대한 전망 하에서 이 전제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은 내수 회복이다. 즉, 내수가 회복되어 과열 양상을 보이지 않는데 금리 인상을 논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는 미국처럼 금리를 중립적 수준 이하로 크게 내려 놓은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중립으로의 복귀라는 견해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전제조건 중 다른 하나는 자산시장 과열을 의도적으로 냉각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을 경우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상황도 아니다.
그렇다면 금리를 인하할 것인가? 사실 정책금리 결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소비/투자의 현황을 고려하면 금리를 인하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정부의 기대와 달리 추경과 조기 재정집행에도 불구하고 3/4분기 이후에도 내수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 전망하는 입장이라면 연내 금리 인하를 불가피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물가가 높아서 금리를 인하할 수 없을 것인가? 금년 들어 CPI는 작년 하반기 3%대 초반에서
6월중 전년동월비 3.6%까지 상승했으며,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동월비 4.9% 상승한 상태다. 게다가 7월중에는 이미 인상된 교통요금을 비롯한 각종 공공요금과 담뱃값 인상도 예정되어 있어 CPI가 4%대에 육박할 가능성이 있다. 헤드라인 물가로만 보면 금리 인하 논의가 비합리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정작 일회적 요인을 제외한 Core CPI는 6월중 전년동월비 2.7%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고 작년 이맘때 보다도 낮아진 상황이다. 내수 부진으로 기업의 가격결정력이 낮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요가 부진한 상황이라는 얘기인데, 수요가 부진할 때 금리 인하는 늘 고려되는 대안이 아니던가.
◇문제는 실행 여부
하지만, 결국 관건은 이러한 기대처럼 금리 인하가 실행될 것인가의 여부다. 이 점에서 본다면금리 인하는 여전히 불투명해 보인다. 국내 정책금리 결정에는 앞서 지적한 요인들 외에 ‘그밖의 많은 요인’들이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 범주에는 금리 정책이 별 효과가 있겠느냐는 회의, 비관론만 확산시킬 수 있다는 불안감, 세계적인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우리만 인하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자금 유출에 대한 불안감, 물가나 집값이 오르면 나타날 수 있는 비난 여론, 금리가 낮아서 소득이 줄어든 저축생활자의 불만 같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같다. 그래서 한은은 비록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물가에 있어서 과열 신호가 없지만, 재정정책이 더 좋은 대안이라는 의견을 계속 제시할 것이다.
◇7월에는 금리 동결. 결국 금리는 박스권에 머물 듯
경제지표 발표나 굵직한 이벤트라는 측면에서 보면 금주는 금통위를 제외할 때 조용한 한주
다. 반면 금리 인하에 대한 전망이 시장 일각에서 피어 오르고 있기 때문에 지난 몇 달에 비해 금통위에 대한 관심은 높아진 상황이다. 최근 실질실효환율을 높게 유지하려는 정부 정책이 내수를 위축시켰다는 다소 공격적인 연구 결과가 한은으로부터 나온 상태라 전반적인 경제 정책에 대한 금통위의 견해를 읽으려는 참가자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금리는 동결될 것이며, 이에 대한 여러 이유들이 나열되는 가운데 잘해야 재정정책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정도의 코멘트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미 추경이 결정된 상황이라 재정정책 논의가 별 영향을 못 미칠 것이라 보면 금주도 금리는 박스에 갇힐 수 밖에 없다. 국고채 3년물기준 금리는 주중 4.20%~4.35%를 중심으로 움직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