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월가에는 "5월엔 주식을 팔라"는 속담이 있다. 1945년 이후 S&P500 지수의 움직임을 보면 11월부터 4월까지 상승률은 7.2%, 5월부터 10월까지 상승률은 1.5%라는 통계가 있다. 11-4월 기간이 약 70%의 확률로 5-10월 기간 수익률을 앞선다.
5월부터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는 것은 휴가철이 다가오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연말부터 4월 중순까지 개인투자자들이 두둑한 보너스를 챙기고, 연금 투자를 결정해야하는 시기적인 특성도 이같은 수익률 차이의 원인이다.
물론 이같은 통계가 늘 맞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와 97년에는 후반기 주식 상승률이 더 높았다. 그러나 올해 5월 월가가 넘어야할 산은 너무 험난하다. `금리인상`이라는 난제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5월 연준리의 선택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은 화요일 내려진다. 이번 회의에서 연준리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하는 투자자는 없다.
월가가 생각하는 금리인상 시나리오는 이르면 6월, 적어도 8월부터 금리를 올리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7월에는 연준리 회의가 없다. 찬바람이 불면 워싱턴은 대통령 선거 열풍에 본격적으로 휩싸인다. 그전에 금리를 올린다면 8월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이번 연준리 회의가 주목을 받는 것은 `인내심`이라는 단어를 대체하는 `그린스펀의 키워드`때문이다. 얼마나 강한 어조로 통화정책 기조의 변경을 시사하느냐에 따라서 이후 금리인상 시기와 강도를 짐작할 수 있다.
리만브라더스의 이코노미스트 에단 해리스는 "최근 강력한 경제 데이터와 인플레 징후로 볼 때 연준리는 `인내심`이라는 말을 떨어버릴 것"이라며 "주식, 채권시장이 크게 흔들리겠지만, 파장이 길게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지난달 그린스펀이 금리인상 의지를 뚜렷하게 표명한 만큼 FOMC 회의 이후 `알려진 재료` 취급을 받으며 시장 영향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막바지 어닝시즌
지금까지 S&P500 종목 중 410개 종목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동기대비 25.8% 순익이 개선됐다. 매출액은 11.7% 증가했다. 앞으로 실적 발표까지 감안하면 순익 증가율은 26.5%, 매출액 증가율은 11% 정도가 될 것이라는 것이 톰슨퍼스트콜의 전망이다.
이번주에는 타이코그룹, 디렉TV, 노드롭그룹먼, 퀘스트, 클로락스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화요일 연준리 회의 이후 시장이 쇼크상태에서 빠져나오면, 투자자들은 막바지 실적 발표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지표와 장외변수
중국이 "과열 경기를 식히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국제 원자재 시장이 벌집을 쑤셔놓은 것처럼 됐다. 중국 수출관련주들도 연일 하락세다. `차이나 쇼크`도 변수 중 하나다.
이라크 상황도 안심할 수 없다. 이라크 포로에 대한 미군의 잔혹행위가 보도되면서 아랍권 전체가 미군을 비난하고 있다. 주말 사우디에서는 엑슨모빌 소유의 정유공장에 대한 총기난사 사건도 일어났다.
연준리 회의에 가려 파괴력이 약해지겠지만, 굵직한 경제지표도 잇따라 나온다. 핵심은 금요일 발표될 4월 고용지표다. 화요일 연준리 회의에서 고용지표가 심도있게 검토되겠지만, 막상 시장에 고용지표가 공개되면 `2차 폭풍`이 불어닥칠 수도 있다.
월가는 4월 실업률은 3월과 같은 5.7%, 비농업무문 신규고용은 17만5000개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월 일자리가 30만개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조기 금리인상론`이 촉발된 만큼, 실업지표에 투자자들의 신경이 집중되는 것이 당연하다.
월요일에는 3월 건설지출(예상치 0.6% 증가 2월 0.1% 감소), 4월 ISM 지수(예상치 62.5, 3월 62.5)가 발표된다. 시카고PMI가 호전됐기 때문에 ISM 지수가 예상치를 웃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화요일에는 3월 공장주문(예상치 2.3%, 2월 0.3%)이, 수요일에는 4월 ISM 서비스 지수(예상치 65, 3월 65.8)이 발표된다.
목요일에는 주간 신규실업수당 신청이 나오고, 금요일에는 실업지표와 3월 도매무역(예상치 0.5%, 2월 1.2%) 등이 기다리고 있다.
연준리 회의 결과는 목요일 연준리의 비에스 이사의 연설과 그린스펀 의장의 연설, 마크 올슨 이사의 연설에서 부연 설명될 전망이다. 목요일에는 3월 FOMC 회의록도 공개된다.
금요일에는 존 스노우 재무장관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연준리가 어떤 결정을 내리건 스노우 장관은 부시 대통령의 재선에 유리한 방향으로 회의 결과를 해석하려할 것이 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