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은 누구…'복날 살충제 사건' 장기화 조짐

피해자 5명 중 3명 퇴원..2명은 '의식불명'
  • 등록 2024-07-30 오전 7:15:16

    수정 2024-07-30 오전 7:15:16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복날에 경북 봉화군의 한 경로당에서 단체 식사를 한 뒤 5명이 쓰러진 일명 ‘복날 살충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건강을 회복한 피해 할머니들에게 대한 대면조사 착수 등 수사 포위망을 좁히고 있지만 범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30일 경북경찰청 수사전담팀 등에 따르면 지난 15~18일 농약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던 60~80대 할머니 5명 중 3명의 건강이 회복돼 퇴원했다. 나머지 두 명은 여전히 의식불명 상태다.

지난 15일 복날 이곳 경로당에 다니는 41명이 함께 오리고기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난 뒤 60∼70대 4명이 중태에 빠졌다. 이들의 위세척액에서는 살충제 성분이 확인됐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중요한 단서를 피해자들이 함께 마셨던 믹스커피로 보고 있다. 피해 할머니 5명 중 4명은 모두 사건 당일인 지난 15일 봉화읍 한 음식점에서 보양식을 먹은 뒤 경로당으로 자리를 옮겨 커피를 마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8일 마지막으로 병원에 입원한 할머니는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는 주변인 진술도 확보했다. 이 할머니는 사건 발생 3일 뒤인 지난 18일 다른 피해 할머니들과 같은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했다.

커피를 마신 할머니 4명의 위세척액에서는 살충제 성분인 에토펜프록스, 터부포스 등 유기인제가 검출됐다.

경찰은 용의자가 두 성분이 모두 포함된 살충제를 사용했거나 다른 두 종류의 살충제를 섞어 범행을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한 범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커피를 마시지 않은 할머니에게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지만 구체적인 성분명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퇴원한 피해 할머니들 중 일부는 경찰과 대면조사를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회장이 따라준 커피를 4명이 나눠 마셨다”라는 진술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복수 관계자들을 상대로 해당 진술의 신빙성을 검증할 방침이다.

수사전담팀 관계자는 “그동안 확보한 단서들의 감정을 의뢰해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확인 중인 부분도 있다”며 “수사 결과물들이 나오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및 블랙박스 등 86개 자료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현장 감식을 통해 감정물 400여 점을 채취해 감정을 의뢰했고, 관련자 70여 명을 면담·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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