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수도권 1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에 집을 한 채 더 사더라도 다주택자로 보지 않고 1주택자로 간주하는 ‘세컨드 홈’(second home·별장처럼 쓰는 두 번째 집) 활성화 정책이 인구감소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지방 소도시까지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원 강릉, 전남 여수, 경북 포항 등 최소 38개 시군의 읍면이 대상이다.
| (사진=행정안전부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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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정부 관련 부처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행정안전부,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각 지방자치단체 등과의 의견 조율을 거쳐 세컨드 홈 정책의 적용 지역을 선정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1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의 주택 한 채를 신규 취득할 경우 1주택자로 간주하고 재산세, 종부세, 양도세 등에서 세제 혜택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인구감소지역은 국가균형발전법에 따라 지정된 89개 시군구다.
지방 소멸 우려가 심각하다는 점에서 특례 지역을 폭넓게 선정해야 한다는 데는 정책 관계자들 사이 공감대가 형성된 분위기지만, 그러나 지방 시군 어디까지 적용해야 할 지를 두고는 정부와 여당의 시각 차가 존재한다. 국민의힘은 인구감소지역에 더해 ‘비수도권의 모든 비도심 지역’까지 단계적 확대하겠다는 내용의 총선용 5호 공약을 발표했다.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의 읍면 지역을 모두 포함하겠다는 의미다.
정부안과 비교해 여당안에서 새로 포함되는 대상 지역은 적어도 38개 시군에 이른다. 강원에서는 지역 3대 도시로 꼽히는 춘천·원주·강릉의 읍면이 모두 포함된다. 수도권 접근성이 비교적 좋고 여가나 관광을 즐길 수 있는 자연환경 덕분에 기존에도 세컨드 홈 수요가 존재했던 곳들이다. 충북 청주·충주, 충남 천안·아산·서산·계룡·당진, 전북 군산·익산, 전남 여수·순천·나주·광양, 경북 포항·경주·김천·구미·경산, 경남 창원·진주·통영·사천·김해·거제·양산 등도 인구감소지역은 아니지만 읍면을 가진 지방 도시들이다.
여당은 세종특별자치시, 제주특별자치도 등에 대해서도 세제 지원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다. 국민의힘 공약개발본부 고위 관계자는 “89개 인구감소지역 뿐만 아니라 사실 비수도권 다른 지역들도 인구가 줄어들어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건 매한가지이고, 정부 발표 이후 정책에서 빠진 지역 여기저기에서 이와 관련된 많은 불만이 의원들에게 전해지기도 했다”며 “인구감소지역으로만 대상을 한정하다 보면 놓치는 부분이 많을 거라는 게 내부 검토 결과”라고 설명했다.
세컨드 홈 정책은 조세특례제한법, 종합부동산세법을 고쳐야 하는 사안이다. 정부는 오는 7월 세법개정안에 관련 내용을 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현재 인구감소지역 이상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적용 대상을 지정하는 문제는 관계부처와 조율도 필요하고 정합성을 갖추기 위한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이미 발표한 사항대로 실행하기 위해서 검토하는 중이고 현재 더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책의 실질적인 효과를 위해서는 인구감소지역 외 확대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별장 수요가 있으려면 주로 관광, 휴양, 주말농장이 가능해야 하는데, 인구감소지역 내 그런 곳들이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방 읍면까지 확대하는 것도 해볼만한 사안”이라며 “일부 지역에 수요가 몰릴 수는 있겠지만, 세를 주기 위한 투자의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투기 우려는 다소 과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