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횡재세가 여야 간 이견으로 현실화되기 어렵다 해도 이 같은 논란에 휩싸이는 것 자체가 부정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르긴 올랐는데…배당 호재에도 ‘찔끔’
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달 들어 KRX 300 금융지수는 6.80% 상승했다. KRX 300 금융지수는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 중 우량기업으로 선정된 KRX 300지수 중에서 금융 업종만을 추려낸 지수다. 얼핏 보면 상승률이 큰 것처럼 보이지만, KRX 300지수가 같은 기간 9.43% 오른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개별기업의 주가를 봐도 주춤하다. KB금융(105560)은 이달 들어 6.01% 상승했고, 신한지주(055550)는 4.46% 올랐다. 다른 은행주인 하나금융지주(086790)와 우리금융지주(316140)도 11월 들어 6.88%, 6.05% 상승했다. 다만 이 기간 코스피의 상승률(9.16%)보다는 모두 낮은 수치다.
특히 금융주가 배당 효과로 연말 강세를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움은 더 크다. 실제 작년 11월 KRX 300 금융지수는 KRX 300 지수가 6.81% 오를 때, 배당에 대한 기대감으로 11.90%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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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대표는 지난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 삶은 벼랑 끝인데 유가 상승 고금리 때문에 정유사와 은행은 사상 최고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며 횡재세 도입 추진을 시사한 바 있다.
개정안은 큰 초과수익을 누린 금융사들로부터 수익을 일정 부분 환수해, 금융 취약계층 및 소상공인 등 금융소비자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지원 사업에 쓰이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사가 지난 5년 동안 평균 순이자수익과 비교해 120%를 초과하는 순이자수익을 얻을 경우, 해당 초과이익의 40%까지 ‘상생금융 기여금’으로 받아낼 수 있도록 했다.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보험업계 등이 부과 대상에 포함됐다.
김성주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에 따르면 2023년 회계연도부터 이 법안을 적용할 경우, 은행권에서 약 1조9000억원의 기여금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도입 가능성 낮지만…‘규제리스크 자체가 할인 요인’
하지만 횡재세가 올해 초에 이어 또다시 화두로 올라선 것 자체가 기업 이익에 불확실한 요인으로 작용하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시절에는 소상공인 대출을 하며 부실 가능성이 커졌고 엔데믹에 따른 금리인상 국면에선 횡재세가 언급되고 있다”며 “은행주의 실적과 별개로 정책에 따른 변수가 확대되고 있다 보니 예측가능성이 줄어 주주들 입장에선 혼란이 커질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도 “금융주는 외국인의 비중이 높은 종목인데, 정치권의 입김이 너무 세질 경우 타격이 더 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지주 대표종목인 KB금융(105560)의 경우 14일 기준 시가총액 내 외국인의 비중이 72.62%, 신한지주(055550)는 59.92%에 달한다. 코스피(32.54%)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금융업종은 일단 금리인상에 따라 벌어들인 돈은 주주들에게 환원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올해 1주당 배당금은 3300원으로 작년(2950원)보다 증가할 전망이며, 신한금융 역시 지난해(2065원)보다 높은 배당금(2100원)을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배당금을 작년 3100원에서 올해 3450원으로 인상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와 같은 주당 1130원의 배당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3분기 자사주 소각 1000억원을 결의한 데 이어 예금보험공사의 잔여지분(1.2%)에 대해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며 오버행을 차단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계 금융지주는 올해 안정적으로 주당 배당금을 지급하고 적정 자본비율을 초과하는 자본을 자사주 매입·소각하는 주주 환원 정책을 발표했는데 지속적으로 이행된다면 국내 금융주의 저평가를 축소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아직 대내외 불확실성 변수나 규제 리스크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