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미국의 고금리를 둘러싼 변동성이 이제 종식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며 위험자산인 주식으로 돈이 몰리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이 이어지는데다, 일본의 금리 정책 등 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다른 이슈들이 남은 만큼 ‘신중론’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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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 비둘기 날갯짓…코스닥은 4% 뛰었다
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1.56포인트(1.81%) 오른 2343.12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외국인은 이날 9거래일 만에 ‘사자’로 전환, 코스피를 1414억원 사들였다.
코스닥 역시 이날 33.61포인트(4.55%) 오른 772.8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이 770선을 회복한 것은 6거래일 만이다. 코스닥 역시 외국인이 2786억원 사들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외국인의 투심이 안정화한 것은 FOMC 결과 탓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10월 31∼11월 1일(현지시간) 열린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5.25~5.50%로 동결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최근 물가 상황에 대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지난해 중반 이후 완만해졌다. 지난 여름 인플레이션 수치가 상당히 양호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최근 고금리가 이어지는 점을 언급하며 “장기금리 상승으로 경제활동이 압박되는 경우, 통화정책을 달리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 강도가 약해진 것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전략팀장 역시 “12월 추가 인상을 대비해야 하는 조짐을 찾기 어려진 가운데 긴축 폭에 대한 속도가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긴축속도가 진정되면 주식시장에 부담을 주던 금리 상승세도 주춤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강조했다.
대다수의 종목이 오른 가운데 이날 눈길을 끈 것은 반도체주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100원(1.60%) 오르며 6만9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긋지긋한 6만전자를 끝내고 7만전자로 향하는 길목에 선 셈이다.
또 다른 반도체주 SK하이닉스(000660) 역시 4.16% 상승하며 12만53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전날 3.44% 오른 데 이어 이날도 4%대 상승을 하며 시가총액을 90조원으로 회복했다. 장 중 한때 LG에너지솔루션(373220)을 누르고 시가총액 상위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반도체주, 수요회복 우려 덜고 7만전자 갈까
실적에 대한 기대도 크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529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04%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3분기(2조4336억원)에 비해서는 45.03% 늘어난 수준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적자의 늪에서 벗어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4분기 영업적자 전망치는 한 달 전 예상치(-7312억원)의 절반 수준인 3635억원으로 줄었고 내년 1분기에는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술적 반등과정에서 등락이 있다고 해도 코스피가 2400~2500선을 향하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특히 반도체를 비롯해 자동차, 기계, 조선업종이 반등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FOMC로 장기금리에 대한 우려가 줄어든 것이지, 시장 전체의 긴장감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월 의장은 이번에도 역시 ‘통화정책이 충분히 제약적인 기조를 달성했는지 확신할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열어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이 이어지고 있고 일본 역시 통화정책을 긴축 방향으로 소폭 수정하기도 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부진이나 기업들의 향후 전망 우려 등은 부담이 될 수 있다”라며 “결국 중요한 것은 국내 증시에 외국인 투자자의 러브콜이 이어지느냐의 여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