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리스크' 현실로…뉴욕行 택한 中 기업들 주가 폭락(종합)

'뉴욕 상장' 디디추싱 19.5%↓ 만방 6.6%↓
중국 당국의 'IT 공룡' 길들이기 압박 여파
"디디추싱 IPO 철회 요구" 소식에 주가 폭락
알리바바, 바이두, 징둥 등 주가도 고꾸라져
미·중 화해 해법이지만…단기간 해결 요원
  • 등록 2021-07-07 오전 7:37:01

    수정 2021-07-07 오전 7:41:15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공산당 리스크’가 현실로 다가왔다. 미국 뉴욕행(行)을 택한 중국 IT 기업들의 주가가 당국의 전방위 압박에 폭락했다. 20% 가까이 떨어진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이 대표적이다. 중국 당국의 규제는 본질적으로 미·중 정치 갈등과 같은 맥락이어서,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디디추싱 19.5%↓ 만방 6.6%↓

6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디디추싱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9.52% 하락한 주당 12.49달러에 마감했다. 디디추싱 주가는 장 출발과 동시에 폭락한 이후 줄곧 내렸으며, 장중 11.58달러까지 하락했다.

디디추싱이 NYSE에 상장한 건 지난달 30일이다. 상장 첫날 장중 18.01달러까지 치솟을 정도로 주목 받았지만, 불과 4거래일 만에 하루 20% 가까이 폭락할 정도로 휘청한 것이다.

이는 중국 당국의 전방위 규제 여파다. 중국 사이버 감독기구인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CAC)은 디디추싱 상장 후 3거래일이 지난 4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에 디디추싱 앱을 제거하도록 명령했다. 개인정보 수집·사용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2일 디디추싱을 국가안보 위반 혐의로 조사하겠다고 밝힌지 불과 이틀 만에 또 표적 수사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중국 당국이 기업공개(IPO) 철회를 제안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디디추싱의 뉴욕 상장 몇 주 전 IPO를 연기할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IPO 절차를 중단하라는 명령은 아니라고 판단한 디디추싱은 홍콩 대신 뉴욕행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디디추싱의 뉴욕 상장 3거래일 이후 벌어진 일이다.

이날 디디추싱이 장중 20% 넘게 추락한 건 이같은 악재들이 한꺼번에 반영된 여파다. 5일 독립기념일 연휴로 하루 휴장한 뉴욕 증시가 이날 열리자마자 불안에 떨던 투자자들이 주식을 던진 것이다.

컨설팅업체 트리비움 차이나의 켄드라 셰이퍼 기술정책 책임자는 “당국이 디디추싱에 명확한 지침을 주지 않아 사태가 이렇게 흘러갈지 예상하지 못했을 수 있다”며 “디디추싱은 IPO 철회를 고려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디디추싱뿐만 아니다. 지난달 NYSE에 상장한 만방(Full Truck Alliance) 주가는 6.58% 급락한 주당 17.75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14.89달러까지 내렸다. 만방은 트럭 배차 플랫폼인 원만만과 훠처방을 운영하고 있다. 만방 역시 디디추싱처럼 CAC의 전방위 규제 압박을 받고 있다. 온라인 구인·구직 서비스 BOSS즈핀의 경우 15.95% 급락했다.

이외에 알리바바와 바이두 주가는 각각 2.83%, 4.96% 떨어졌다. 징둥닷컴 주가는 5.04% 내렸다.

미·중 갈등 직결된 디디추싱 사태

중국 당국의 ‘IT 옥죄기’는 미국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위치정보를 다루는 디디추싱 등 IT 기업들의 민감한 내부 정보가 미국 정부 혹은 해외 대주주에 넘어갈 공산이 크다는 게 중국 당국의 우려다. 중국 공산당이 뉴욕행을 택한 인터넷 공룡들을 길들이는 건 결국 정치 문제와 직결돼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WSJ는 “디디추싱 사태로 뉴욕 증시를 통한 IPO를 준비하던 몇몇 중국 기업들이 IPO 절차를 중단하거나 홍콩 증시에 대신 상장하는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이 당장 갈등을 줄일 가능성은 사실상 요원하다. 미국 백악관의 ‘아시아 차르’로 불리는 커트 캠벨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은 이날 아시아 소사이어티가 연 화상 간담회에서 미국과 중국 정상의 회담 가능성에 대해 “미국은 너무 머지않은 시점에 (중국을 향해) 어떠한 관여를 할 것”이라고 했다. 오는 10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대화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촌각을 다투는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길 수 있는 시간이다.

심지어 이날 시 주석은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 화상 기조연설에서 “행복으로 가는 길은 다르기 때문에 각국 국민은 자신의 발전 방향과 모델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미국 등 서방국가를 향한 경고 메시지다.

월가에서는 미·중 갈등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손실이 클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본토벨자산운용의 브라이언 밴즈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대다수 투자자들은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 리스크가 크다고 느낀다”며 “이 다음에는 또 무슨 사태가 일어날지 불확실하다”고 했다.

(사진=AF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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