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선 하나만 바라고 집을 산 사람들만 애가 탄다. 가뜩이나 불경기라 집을 팔기도 애매한 시점이다.”(노원구 S 공인중개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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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선 예산 77% 삭감…서울시 “어차피 불용 예산”
7일 서울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시는 코로나 대응 비용으로 2조 8329억원을 편성하는 반면 동북선 경전철 건설비용 733억원을 삭감했다. 올해 초 동북선 건설에 편성한 비용(942억원)의 77%를 삭감했다.
서울시의 동북선 예산 삭감은 동북선 차량기지 부지에 있는 운전면허학원과의 협상이 지지부진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시는 운전면허학원 부지를 소유한 두양엔지니어링·두양주택과 수용 협상을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운전면허학원 부지의 약 1/3만 수용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두양 측은 학원 부지 전체를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 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협상이 지연되면서 어차피 올해 편성한 예산을 다 쓸 수 없게 되는 상황이었다”며 “코로나19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일부 사업의 구조조정이 필요했는데, 당장 진행이 어려운 동북선 사업의 예산이 깎인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년 예상으로 협상 진행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업에 큰 차질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시 설명에도 주민 반발 여전…시세 영향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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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계주공7단지 소유주 김모(44)씨는 “이미 10년 이상 질질 끌어온 사업인 탓에 동북선 사업에 예민한 주민들이 많다”며 “서울시는 몇 개월만 늦춰질거라고하지만, 이 또한 장담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수용 문제를 두고 소송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사업은 최장 몇년 이상 걸릴 수 있다”며 “동북선 예산을 ‘삭감(불용) 예산’이라고 판단한 것도 이와 연관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코로나 추경으로 인한 SOC사업 예산이 삭감으로 해당 지역의 반발이 이어질것으로 예상된다. △장기미집행공원 보상(1800억원)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239억원) △구릉지 일대 교통편의 개선(62억원) 등의 예산이 대폭 줄여졌기 때문이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예산 축소는 시장에 사업 지연 등의 시그널을 줄 수 있다”며 “수혜 지역 주택 등의 시세에 영향을 미칠 여지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