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중 담보인정비율(LTV)이 60%를 넘는 대출은 지난해 말 기준 139조원이었다. 은행 대출 계정의 약 10%를 차지하는 한국주택금융공사 양도분을 포함하면 LTV 60% 초과 대출은 153조원으로 추정된다. 전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470조원의 약 3분의 1 규모다.
이 같은 고(高) LTV 대출 규모는 2010년 말 43조원에서 2012년 말 60조원, 2013년 말 67조원 등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6년 말 160조원으로 급증했다. 5년 전인 2012년 말과 비교하면 고 LTV 대출 규모가 2.55배가 된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LTV가 60%를 넘으면 고 LTV로 분류하고 2020년부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계산할 때 LTV 60% 초과 대출의 위험 가중치를 최대 2배로 높일 방침이다. 집값 대비 대출액이 많아 부실 위험이 큰 만큼 자본을 더 쌓으라는 취지다.
고 LTV 대출 153조원 중 LTV가 70%를 넘는 대출도 16조원에 달했다. 다만 연체율은 전체 주택담보대출이 0.7%, LTV 70% 초과 대출이 2.06%로 높지 않은 수준이다. 그러나 향후 금리 인상, 부동산 가격 하락 등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제윤경 의원은 “LTV는 경기 부양이 아닌 금융 규제 수단으로 금융 당국이 LTV뿐 아니라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가계 부채가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