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동 ‘노른자’ 3구역 재건축 첫발 뗐다

내달 9일 추진위 구성 주민설명회 2월께 위원장 선출…사업 본격화
최고층수 35층 제한 주민 반발 커…초등학교 이전에 역사공원 문제도
착관까지 난관 많아…시간 걸릴 듯
  • 등록 2017-12-28 오전 6:00:00

    수정 2017-12-28 오전 8:11:16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서울 압구정 아파트지구에서 단지 규모가 가장 큰 특별계획3구역이 재건축 사업 추진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내년 1월부터 재건축 조합추진위원회 구성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해 2월께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재건축 기대감에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에도 이곳 아파트값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압구정동에서 유일한 저층(5층)으로 대지지분이 가장 큰 구현대4차 전용면적 117.91㎡형은 이달 들어 32억원에 매매 거래됐다. 지난 10월보다 1억 6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압구정 아파트지구는 재건축 초기 단계로 조합 설립 전이어서 조합원 지위 양도(입주권 거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4000여가구 압구정 아파트지구 내 ‘최고 입지’

강남구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아파트지구 특별계획3구역은 재건축 추진위 설립을 위한 준비를 끝내고 내달 9일 압구정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추진위 구성을 위한 주민설명회를 연다. 이후 위원장 후보자 등록과 선거 과정 등을 거쳐 2월 25일 추진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현재 서울시에 상정된 지구단위계획 결정안과는 별도로 압구정동 일대는 아파트지구로 지정돼 있어 정비계획이 이미 수립된 상태”라며 “이를 근거로 재건축을 위한 신속한 추진위 설립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압구정3구역은 14개 구역으로 나누어진 압구정아파트지구 가운데서도 가장 규모가 크다. 현대1~7차, 현대 65동, 10·13·14차, 현대·대림빌라트 등으로 이뤄져 있다. 토지 등 소유자가 4065명에 이르며, 부지면적만 36만여㎡에 달한다. 한강변 최고 입지로 압구정 아파트지구에서도 가장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압구정 구현대아파트를 이웃하고 있는 한양아파트(1~8차)에서도 재건축 움직임이 활발하다. 압구정 아파트지구 4구역(한양3·4·6차)과 5구역(한양1·2차)은 각각 지난 11월과 8월 추진위원회 승인 절차를 마쳤고, 6구역(한양5·7·8차)은 아파트지구 내 유일하게 조합을 설립한 한양7차를 중심으로 통합조합을 결성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는 상태다.

7개월 만에 집값 6억원 뛰어…“착공까지는 난관 많아

추진위가 설립된다고 하더라도 압구정 아파트지구가 실제 재건축에 들어가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압구정 아파트지구 토지 등 소유자들이 추진위 설립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서울시와의 협상을 위한 단일 창구 마련 목적이 크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압구정동과 청담동 일대 115만㎡를 묶어 주거·상업·교통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지구단위계획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최고층수(35층 이하)와 압구정초교 이전, 역사문화공원 설립 등을 두고 아파트 주민들과의 견해 차가 만만치 않다. 또 지구단위계획에서는 압구정초교를 성수대교 방면으로 300m가량 이전하기로 했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최고층수를 35층으로 제한 것에 대해서도 주민 반발이 거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추진위에 이어 조합이 설립되더라도 실제 정비계획 인가, 건축계획 심의 등 재건축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인·허가 과정의 주도권은 서울시가 쥐고 있다”며 “서울시와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한 발짝도 나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4000여가구가 넘는 대단지라 이해관계자 간의 의견 조율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값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매물이 없어 부르는 게 값을 정도다.

한강 조망권을 확보한 현대2차 전용 198.4㎡형은 최근 44억원에 팔렸다. 지난 5월 같은 아파트 한강 조망이 되는 12층이 38억 1000만원에 거래됐다는 것을 고려하면 불과 7개월 만에 집값이 6억원이나 뛴 것이다. 지난 10월 19억원에 거래됐던 신현대9차 전용 108㎡도 지금은 23억원대를 호가하고 있다. 압구정동 한 공인중개사는 “재건축 후 압구정 아파트지구가 대한민국 최고 부촌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기대감에 매수세가 따라붙고 있지만 매물이 많지 않아 거래는 뜸한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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